“AI가 만든 포르노?” 일론 머스크 그록, ‘19금 스파이시 모드’ 논란

2025년 8월 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AI 앱 ‘그록(Grok)’의 iOS 버전에 새로운 영상 생성 기능 '그록 이매진(Grok Imagine)'을 추가했다. 사용자는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최대 15초 길이의 동영상을 생성할 수 있으며, 기존 AI 서비스들과 유사하게 이미지 생성도 지원한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 출시가 아니었다. xAI는 해당 기능과 함께 '스파이시 모드(Spicy Mode)', 일종의 ‘성인 콘텐츠 생성 옵션’을 탑재했다. 머스크의 자유주의적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이번 기능은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스파이시 모드’, 사실상 반나체 생성기?

‘슈퍼 그록’ 유료 이용자(월 30달러)에게 제공되는 스파이시 모드는 성인용 영상과 이미지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노출 수위가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자동 블러(모자이크)가 적용되지만, 실제로는 반투명 레이스, 란제리, 반나체에 가까운 결과물이 다수 생성되고 있다.

머스크는 본인의 엑스(X, 전 트위터) 계정에 이 기능으로 만든 영상들을 직접 올리며 적극 홍보에 나섰고, 영상에는 천사 복장의 금발 여성이 등장하는 등 선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포함됐다.

AI 동반자 ‘애니’ 이어 또다시 미성년자 논란

xAI는 이미 한 차례 AI 동반자 ‘애니(Ani)’ 기능으로 선정성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NSFW 모드로 전환되면 애니가 망사 스타킹이나 란제리 차림으로 바뀌고, 음성 대화·챗봇으로 성적 상호작용도 가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국립성착취예방센터(NCOSE)는 “미성년자도 애니와 대화할 수 있다”며, 애플에 앱 연령 제한을 ‘18세 이상’으로 조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딥페이크 우려…“테일러 스위프트 누드 영상도 생성”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테일러 스위프트 코첼라’라는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속옷 차림의 춤추는 영상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록은 유명인의 외모를 포르노로 묘사하지 않겠다고 명시했지만, 사실상 아무런 제재 장치도 없다는 것이다.

AI 기술로 유명인 외모를 현실감 있게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용될 경우 딥페이크 성범죄에 활용될 위험성도 크다.

세계 흐름과 역행하는 머스크의 행보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AI 생성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성적 유해 콘텐츠, 미성년자 보호, 유명인 초상권 침해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활발히 논의되는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xAI의 이번 행보는 “기술을 가장한 성인 콘텐츠 확산”이라는 비판과 함께, 머스크의 '표현의 자유' 만능주의가 또다시 윤리적 회색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