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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도슨트와 함께 이제 '주말엔 아트'입니다.

도난 전, 모나리자는 '그냥' 그림이었다?

사실 모나리자는 도난 사건 이전까지 오늘날의 명성을 누리진 못했습니다. 물론 미술사적으로 대단한 작품이었지만, 루브르 박물관에 수많은 걸작 중 하나로 전시되어 있었죠. 많은 관람객들이 다른 대형 그림들을 보느라 모나리자 앞을 무심히 지나치곤 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1503~1506), 패널에 유화

작품명: 모나리자

작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제작 연도: 1503-1506년경

기법: 패널에 유화

크기: 77 x 53 cm

소장처: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1911년 8월 21일, 사라진 미소

그런데 1911년 8월 21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것이죠. 

놀랍게도, 그림이 사라진 지 무려 24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한참 후에야 박물관에 방문한 화가가 그림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대혼란에 빠졌을 때, 프랑스 전역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사라진 그림, 몰려드는 사람들

그때부터 모나리자의 이름은 신문 1면을 장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루브르 박물관을 폐관하고 국경을 봉쇄했지만, 그림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 어떤 그림이길래 이렇게 난리인가?" 궁금해하며 루브르 박물관으로 몰려들었고, 모나리자가 걸려 있던 텅 빈 벽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다 빈치와 피카소, 예술사에 남은 뜻밖의 연결고리

현대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모나리자가 더욱 유명해진 사건 중 하나는, 도난 사건의 용의자 가운데 ‘파블로 피카소’가 지목되었던 일입니다. 어째서 돌연 피카소가 용의자로 지목됐을까요?

피카소의 지인인 '피에레'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훔친 조각상을 피카소에게 출처를 밝히지 않고 판매한 일이 사건의 발단이었습니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 이후 겁에 질린 피에레가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피카소 역시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사실 그는 참고인일 뿐이었고 결국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모나리자는 여러 사건들 속에서 피카소라는 세계적인 화가의 이름까지 얽히며 ‘다 빈치가 그리고 피카소가 탐낸 그림’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고, 덕분에 전 세계의 이목을 한층 더 집중시켰습니다.

프랑스의 범죄자, 이탈리아의 영웅 되다

모나리자를 훔친 범인, 빈센초 페루자
모나리자를 훔친 범인, 빈센초 페루자

결국 2년 뒤, 그림을 이탈리아에 되팔려던 범인이 붙잡히면서 모나리자는 다시 루브르로 돌아왔습니다. 도난 사건의 범인은 모나리자 보호 액자를 만들때 참여했던 유리공, 빈센초 페루자였습니다.

원래 이탈리아의 것이었던 명화를

제자리로 되돌려 놓았을 뿐.

그의 범행 동기는 프랑스에 빼앗긴 이탈리아의 보물을 되찾고자 한 마음이었습니다. 이 애국심은 곧 대중의 마음을 흔들었고, 이탈리아에서는 페루자를 도둑이 아닌 민족의 긍지를 되찾은 영웅으로 보는 여론까지 일어났습니다.

이 드라마적인 귀환 스토리는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모나리자는 단순한 예술품을 넘어 극적인 스토리텔링을 가진 미술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부재가 존재를 증명하다

이처럼 '부재(不在)'가 오히려 '존재(存在)'의 가치를 증명한 이 희대의 사건은, 모나리자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소희 인턴기자  jshee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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