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 이슈리포트 IS-206 리뷰
메타버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AI가 불씨를 되살렸다
한때 기술 트렌드의 중심에 섰던 메타버스는 NFT와 함께 ‘버블’로 간주되며 산업적 관심에서 빠르게 밀려났다. 그러나 2025년 8월,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Genie 3는 이 죽은 줄 알았던 기술에 AI라는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사용자는 프롬프트 한 줄만 입력하면, 곧바로 3D 가상 세계가 생성되고, 그 안에서 직접 탐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더 이상 구현이 어려운 ‘기술적 환상’이 아니라, AI에 의해 실시간으로 구축되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IS-206》은 그 미래를 정확히 짚어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이슈리포트 《IS-206: 메타버스-AI 공진화 전망과 시사점》은 Genie 3의 등장을 예견이라도 한 듯, AI와 메타버스가 서로를 진화시키는 ‘공진화’ 구조에 주목한다.
보고서는 메타버스가 AI에게는 학습과 검증을 위한 시뮬레이션 환경이 되고, AI는 메타버스에 지능과 몰입감을 부여하는 창작 도구로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기술이 기술을 진화시키는 순환 구조, 바로 이것이 공진화의 본질이다.
생성형 콘텐츠는 메타버스를 ‘자동 생성형 현실’로 바꿔놓고 있다
과거의 메타버스는 수많은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손을 거쳐 제작되었고, 제작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 제작 구조 자체를 송두리째 뒤바꿨다.
보고서는 Unity의 Muse, Adobe의 Firefly, Roblox의 Cube 3D 같은 사례를 통해, 누구나 텍스트만으로도 메타버스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흐름의 정점에 있는 Genie 3는 단순히 오브젝트를 생성하는 도구가 아니라, 문장 하나로 세계 전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자동 생성형 메타버스 엔진이다. 이것은 단순한 도구의 진보가 아니라, 창작의 민주화이자, 공간 설계의 자동화다.
디지털 휴먼과 XR 인터페이스는 메타버스를 ‘느껴지는 공간’으로 만든다
보고서는 메타버스 안에서의 인터페이스 진화를 AI와 XR 기술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엔비디아의 R2X, 소울머신즈의 감정형 디지털 휴먼, 국내 병원의 AI 안내 키오스크 등은 단순한 음성 응답 시스템을 넘어, 시선과 표정을 인식하고, 감정을 읽으며, 인간과 직관적으로 소통하는 AI 인터페이스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휴먼과 XR 기기를 통해 메타버스는 단순히 ‘보는’ 공간이 아니라, ‘교감하는’ 공간, 즉 정서적으로도 반응하는 기술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몰입이 아닌 연결, 바로 이 감정적 상호작용이 메타버스의 다음 진화를 이끈다.
메타버스-AI 공진화는 단계별로 사회를 바꾸어갈 것이다
보고서는 메타버스-AI 공진화의 미래를 단기–중기–장기 세 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단기적으로는 생성형 AI 기반의 콘텐츠 자동화와 사용자 경험의 정교한 개인화가 가능해진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종근당의 AI 메타버스 팩토리 같은 사례가 등장하며, 생산성과 효율성의 실질적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기에는 메타버스가 AI의 학습 및 실행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XR 기반 인터페이스와 디지털 휴먼이 보편적인 사용자 접점으로 자리잡는다. AI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사용자와 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한다.
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가 정책 결정, 교육, 재난 대응 등 공공 시스템을 가상에서 설계하고 실행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다. 현실과 가상이 분리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사회 구조가 형성된다.
보고서는 이 모든 과정이 단지 기술의 진화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로드맵으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기술은 살아있다. 그리고 AI는 그 세계를 실시간으로 만든다
《IS-206》이 제시한 공진화 구조는 Genie 3의 등장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과거 메타버스가 상상만 무성했던 이상적인 기술이었다면, 생성형 AI 기반 메타버스는 그 상상을 실행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 AI는 단순한 보조 기술이 아니다. 이제 그것은 우리가 살아갈 다음 세상의 설계자이자, 사용자와 함께 공간을 만들어가는 실시간 창작자다.
AI와 함께 살아난 메타버스는 더 이상 실험실 속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곧,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무대가 될 것이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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