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 보이는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개인 셀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한다.
가격을 조금 더 낮추면 더 팔릴까, 무료 배송을 붙이면 경쟁력이 생길까. 실제로 온라인 마켓은 이런 유혹을 부추긴다. 소비자가 검색 결과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결국 가격표이고, 플랫폼은 가격이 낮을수록 상위에 노출시킨다. 하지만 그 싸움은 끝이 없다.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대형 셀러가 등장하면 금세 밀려나고, 소규모 개인 셀러가 버틸 수 있는 여지는 점점 줄어든다. 결국 저가 경쟁은 체력전이고, 자본과 규모를 가진 사업자에게 유리한 게임일 뿐이다.
그렇다면 개인 셀러는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까.
이제는 가격이 아니라, 브랜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가 단순히 ‘싸니까’ 사는 것이 아니라, ‘이 브랜드여서’ 사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브랜드가 단순히 로고나 슬로건, 화려한 마케팅 언어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브랜드가 브랜드다워 보이는 순간은 소비자가 느끼는 ‘분위기’에서 탄생한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특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장 강렬하게 드러난다.
많은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나 쇼룸, 플래그십 스토어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쇼룸의 조명이 조금 더 부드럽게 떨어지고, 매장 동선이 여유 있게 짜여 있으며, 제품이 단순히 진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면처럼 연출될 때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격을 체감한다. 브랜드스러움은 상품 자체보다 그 상품을 둘러싼 경험에서 느껴진다. 카페와 쇼룸을 결합한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브랜드 제품을 경험하는 순간, 소비자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한다고 믿는다. 오프라인 공간은 이처럼 ‘있어 보이는 브랜드’의 가장 직관적인 무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인 셀러가 오프라인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상=KMJ / 누구나 멋있는 오프라인 쇼룸을 꿈꾼다.
임대료는 만만치 않고, 인테리어와 인력 운영까지 감당하려면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브랜드스러움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온라인에도 충분히 브랜드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에서의 핵심은 몰입형 경험이다.
몰입형 경험은 단순히 멋진 이미지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사몰 디자인, 상세페이지 구성, 콘텐츠의 결을 모두 합쳐 하나의 브랜드 공간처럼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급스러운 비주얼과 영상, 통일된 톤 앤 매너의 카피라이팅, 스토리를 담은 상품 설명은 소비자로 하여금 “이 브랜드는 나를 다른 차원으로 데려간다”는 인상을 준다. 마치 명품 브랜드의 온라인 스토어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긴장감과 설렘을 재현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도 사치를 느낄 수 있고, 그 사치는 곧 브랜드의 근본으로 이어진다.
개인 셀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여유의 연출’이다.
쫓기듯 찍어 올린 상품 사진, 할인 배너만 가득한 상세페이지는 브랜드성을 무너뜨린다. 소비자는 그 속에서 셀러의 불안과 급함을 읽는다. 반대로 한 장의 사진이라도 정성스럽게 찍고, 한 문장의 카피라도 차분하게 다듬으면 브랜드는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 소비자는 그 여유에서 브랜드의 근본을 느낀다. 있어 보이는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에게 “이 브랜드는 서두르지 않는다, 자신감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마진을 더 남기기 위함이 아니다.
저가 경쟁은 끝내 체력전이고, 개인 셀러가 살아남을 수 없는 게임이다. 대신 브랜드로 전환하면 판은 달라진다. 소비자는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주는 경험과 분위기를 함께 소비한다. 오프라인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하는 브랜드의 모습에서, 혹은 온라인에서 정성스럽게 구축한 몰입형 공간에서 소비자는 브랜드의 격을 느낀다.
브랜드는 결국 태도의 문제다.
싼 물건을 급히 파는 사람이 될 것인지, 있어 보이는 브랜드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사람이 될 것인지는 셀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브랜드의 근본은 바로 이 선택에서 시작된다. 개인 셀러라면 이제는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공간이든 온라인 몰입형 경험이든, 있어 보이는 브랜드의 근본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개인 셀러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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