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한쪽 눈 위에 띄워진 화면 모습.  사진=메타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한쪽 눈 위에 띄워진 화면 모습.  사진=메타

메타가 ‘메타 커넥트 2025’에서 공개한 스마트 안경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는 한쪽 눈 위에 반투명 화면을 띄운다. 메시지 확인이나 음악 제어 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시야를 가리지 않아, 길을 걸으며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현실 위에 정보가 겹쳐지는 ‘레이어 화면’ 경험이 가능해진 것이다.

메타는 2027년 출시 목표로 차세대 AR 안경 ‘오라이온(Orion)’을 준비 중이다. 이 기기는 현실 위에 가상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덧씌워, 완전히 새로운 몰입형 AR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시스루 디스플레이 경쟁

이제 투명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존도 자체 AR 안경 ‘제이호크’와 ‘아멜리아’에 적용할 투명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 카이스트 등이 스마트 안경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소형·고투명 디스플레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흐름은 동일하다. 애플은 최근 iOS 26 업데이트를 통해 반투명한 ‘리퀴드 글래스’ UI를 선보였다. 키보드나 앱 아이콘 뒤에 있는 창을 흐릿하게 비춰주는 디자인으로, 사용자는 여러 작업을 겹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AR 안경과 같은 레이어 경험을 맛볼 수 있다.

AI와 결합한 회의 보조, 업무 혁신 가속

시스루 화면은 웨어러블과 스마트폰을 넘어 업무 환경에서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AI 스타트업 클루엘리(Cluely)는 원격 회의 보조 AI를 반투명 화면 위에 구현했다. 화상 회의 중 화면 전환 없이 실시간 번역, 추천 질문, 답변 초안 등을 오버레이로 띄워 회의를 방해하지 않고 AI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시스루 디스플레이는 AI 보조 기능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핵심 UI로 주목받고 있다. 업무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기능을 즉시 제공하기 때문이다.

투명 화면이 여는 ‘멀티태스킹 시대’

시스루 화면의 본질은 멀티태스킹의 효율성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여러 기능을 겹쳐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상황 전환 없이 AI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도록 돕는다.

앞으로 투명 디스플레이는 스마트 안경과 같은 웨어러블뿐 아니라, 스마트폰·PC·자동차 HUD까지 다양한 기기에 확산될 전망이다. “시야를 가리지 않고 동시에 더 많은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차세대 컴퓨팅 경험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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