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포장과 비교되는 소박한 포토카드
더 나은 굿즈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이번 주 목요일(25일) 롯데마트가 <스텔라이브 콜라보 쿠크다스>를 출시했다.

파스텔(스텔라이브 팬덤)은 며칠 전부터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공지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롯데마트도 출시 전날(24일) 보도자료를 뿌려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평소 버추얼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자연스레 이 과자를 구입해 보기로 했다.

집 근처에 롯데마트가 없어 꽤 먼 곳까지 일부러 찾아왔다
집 근처에 롯데마트가 없어 꽤 먼 곳까지 일부러 찾아왔다

1. 구입은 생각보다 어렵다...근데 싫진 않음

먼저 이번 스텔라이브 쿠크다스를 추진한 당사자는 스텔라이브도 크라운제과도 아니다. 롯데마트다.

롯데마트가 MD 역할을 해서 모델에 스텔라이브를, 과자에 쿠크다스를 섭외했다. 보도자료도 롯데마트가 작성하고 배포했다.

과자를 롯데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이유다. 필자 집 근처에는 롯데마트가 없다. 때문에 꽤 먼 곳까지 찾아가야 했는데 그게 싫진 않았다.

롯데마트가 총대메고 콜라보를 했는데 독점 판매 정도는 누려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고 팬들 입장에서는 이 과자를 사러 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친구가 없어 혼자 갔지만 스텔라이브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재밌겠나. 같이 이걸 사려고 네이버 지도를 찾아보고 만날 약속을 잡고 같이 마트에 가는 과정 자체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2. 포장은 생각보다 묵직하다

과자를 샀다. 인터넷에서는 초록색(커피맛)과 빨강색(화이트맛) 두 가지 포장이 있길래 두 개를 사야 하나 싶었는데 앞뒤 색깔이 다른 단일 포장이다. 

가격은 9,990원. 요즘 과자 값을 생각하면 비싸다고 할 수는 없다. 박스도 크고 무게도 무겁다. 알찬 느낌. 

박스 앞뒤로는 스텔라이브 2기생 유니버스 멤버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초록색 버전이 눈이 편하고 조화롭다. 빨강색은 멤버들이 예쁘게 나왔다. 

3. 과자는 그냥 우리가 아는 쿠크다스 맛

과자는 특별할 거 없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쿠크다스다. 콜라보라고 해서 유니버스 멤버들이 좋아하는 과일 맛을 넣었다든가 쿠키 위에 스텔라이브 문구를 새겼다든가 하는 시도는 없다. 

쿠크다스만큼이나 작은 사이즈의 포토카드 포장
쿠크다스만큼이나 작은 사이즈의 포토카드 포장
아... 스텔라이브를 좋아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굿즈의 품질, 크기, 내구성 등은 아쉽다.
아... 스텔라이브를 좋아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굿즈의 품질, 크기, 내구성 등은 아쉽다.

4. 조금은 아쉬운 굿즈

마지막 대망의 굿즈, 포토카드. 솔직히 말하면 만족보다 아쉬움이 컸다.

신용카드와 비슷한 크기의 포토카드가 랜덤으로 2장 들어있다. 빨강 버전의 아카네 리제와 초록 버전의 아라하시 타비였다. 색깔마다 4명의 멤버가 있으니 총 8종이다. 랜덤으로 들어있으니 전부 모으려면 쿠크다스를 얼마나 사야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운이 억세게 좋아 중복 없이 포토카드를 모아도 39,960원이 든다. 회사 비품이나 단체 간식이 아닌 이상 쿠크다스를 4만 원치 사는 경우가 있을까?

포토카드는 크고 묵직한 포장에 비하면 작고 귀여웠다.  화이트맛과 커피맛을 콘셉트로 한 의상은 물론 예쁘다. 그러나 스텔라이브의 다른 콘텐츠에서 그동안 볼 수 없던 특별함이 있냐고 물으면 그렇진 않다. 새로운 작화를 접목하거나 특별한 인쇄 기법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포토카드를 오래 보관하고 싶은 팬의 마음을 담아 종이의 내구성이나 질감에 신경을 썼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포토카드의 의도는 분명하다. 가능한 적은 제작비로 스텔라이브 팬들이 수집할 무언가를 만들어 쿠크다스를 많이 구입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굿즈라는 게 어느 정도 그런 성격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성비를 생각하면 덕질할 수 없다. 취향과 재미, 추억이 있기에 한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굿즈의 완성도, 참신함, 내구성 등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면 굿즈 제작사는 "무엇을 만들어도 팬들은 사준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롯데마트가 더 나은 굿즈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물어보는 이유다.

테크곰도리 칼럼니스트 akck363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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