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모양의 로봇이 3D 프린팅으로 하루 만에 집을 짓는다. 이 기술의 다음 목표는 ‘달에 기지를 세우는 것’이다.

호주의 로봇 스타트업 크레스트 로보틱스(Crest Robotics)와 건축 기술 기업 어스빌트 테크놀로지(Earthbilt Technology)가 함께 개발한 완전 자율형 로봇 ‘샬럿(Charlotte)’이 우주 건설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거미 모양의 완전 자율형 로봇 ‘샬럿’은 3D 프린팅 기술로 우주에서도 24시간 안에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사진=크레스트 로보틱스

■ “거미처럼 짓는다”…24시간 만에 200㎡ 완성

샬럿은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육각형 거미형 로봇이다.

내장된 3D 프린팅 시스템으로 단 하루(24시간) 만에 약 200㎡ 규모의 주택을 완성할 수 있다.

이 로봇은 크레스트 로보틱스의 정밀 제어 기술과 어스빌트의 압출·압축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했다. 흙, 모래, 심지어 폐벽돌까지 재활용해 이를 압축·적층함으로써 구조용 벽체를 만들어낸다.

기존 건설 방식이 고비용과 긴 시공 기간으로 주택난을 심화시켰다면, 샬럿은 저비용·저탄소 건축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샬럿의 하부에 장착된 압출 시스템이 주변의 재료를 모아 구조물을 층층이 형성한다”며 “인력 개입 없이 완전 자동화된 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흙이나 모래를 자루에 담아 쌓아 올리는 ‘어스배깅(Earthbagging)’ 공법과 유사하다.

자율형 로봇 ‘샬럿’은 달 탐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사진=크레스트 로보틱스

■ “달에서도 짓는다”…우주 건설 로봇 프로젝트

샬럿의 궁극적인 목표는 달 기지 건설이다. 크레스트 로보틱스와 어스빌트는 NASA 등 국제 우주 기관들과 협력해 샬럿의 기술을 달 표면 건설용 로봇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샬럿은 폴딩형(접이식) 경량 설계를 적용해 우주선 적재 공간을 최소화했다. 달 착륙 후에는 스스로 펼쳐져 달의 토양(레골리스)을 수집·압축해 돔형 거주지나 대피소를 지을 수 있다.

6개의 다리는 달의 불균일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달에서는 다양한 중력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며 “샬럿은 가볍고 민첩한 구조로 빠르고 효율적인 건설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 “지구의 주택난부터 달의 인프라까지”

샬럿 개발의 출발점은 지구의 주택난 해결이다.

고물가와 노동력 부족으로 심화되는 글로벌 주택 위기 속에서, 3D 프린팅 자율 건설 로봇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레스트 로보틱스는 “샬럿은 지구에서 검증한 기술을 달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라며, “지속 가능한 자재와 에너지 절감형 건설 시스템을 지구와 우주 양쪽에서 동시에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 테크핫템 총평

샬럿은 거미의 생체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로봇공학과 3D 프린팅 건설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건설 로봇의 대표 사례다.

지구에서는 주택난을, 우주에서는 기지 건설을 해결하는 ‘하이브리드 혁신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NASA의 달 기지 프로젝트, 유럽우주국(ESA)의 루나돔 계획 등과 맞물려 “우주 건설 로봇 시대”의 서막을 알린 상징적 모델로 꼽힌다.

달에서도 집 짓는 거미 로봇, ‘샬럿’이 연 우주 건설의 미래

테크인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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