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대신 ‘AI-인간 공존’ 전략…“생산성의 지렛대로 인력 확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감원에 나서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인력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고용 확대 방침을 밝혔다.

나델라는 최근 헤지펀드 알티미터 캐피털의 브래드 거스트너가 진행한 팟캐스트 ‘BG2’에서 “우리는 직원 수를 늘릴 것”이라며 “AI 도입 전보다 훨씬 높은 생산성 지렛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채용 확대’가 아니라, AI를 업무 도구로 적극 도입해 1인당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 사진=AFP, 연합뉴스
사티아 나델라 MS CEO . 사진=AFP, 연합뉴스

AI를 통한 ‘슈퍼 생산성’ 모델 구상

MS는 이미 사내 전반에 ‘MS 365 코파일럿’과 ‘깃허브 코파일럿’ 등 AI 보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나델라는 “직원들이 AI를 활용해 일의 방식을 완전히 새로 배워야 한다”며 “내년에는 학습과 적응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AI 시대의 새로운 업무 구조 속에서 인력 확충의 효율이 최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원은 있었지만 ‘순고용’은 증가

MS는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AI 전략을 강화하며 조직을 재편해왔다.

2022년 한 해에만 직원 수를 22% 늘려 22만1천 명을 기록했으며, 이후 수천 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반복했음에도 총 직원 수는 22만8천 명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나델라는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감원은 있었지만 전체 인력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AI 전환 과정의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의 상반된 행보…AI 효율화 vs 인간 중심 성장

AI 확산은 전 세계 산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1만4천 명을 감원했고, 메타 역시 6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체그(Chegg)은 전체 인력의 45%를 줄였고, 듀오링고(Duolingo)는 AI 활용으로 계약직 축소를 시도했다가 반발로 계획을 철회했다. 금융권에서도 골드만삭스가 AI 효율화를 이유로 감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MS의 인력 확대 전략은 ‘AI로 인한 일자리 위기론’에 대한 반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MS의 행보는 AI를 통해 인간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공존 모델’을 실험하는 사례”라며 “AI 시대 고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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