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가 인공지능(AI)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범용지능(AGI)을 넘어서, 인간의 가치와 목적에 정렬된 ‘휴머니스트 슈퍼인텔리전스’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다.

무스타파 술레이만(Mustafa Suleyman) MS AI 총괄은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더버지 등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I보다 인간이 더 중요하다”며 “HSI는 인간의 통제 아래 인류에게 봉사하는 초지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GI 경쟁에서 ‘인간 중심 초지능’으로 전환

MS는 이번에 ‘MAI Superintelligence Team’(MAI 초지능팀)을 신설하며, AGI 경쟁 구도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술레이만은 “우리는 AGI가 언제 도달할지 논쟁하는 대신, 인간이 직접 통제 가능한 지능을 설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AI의 자율성을 무한히 확장하는 대신, 맥락에 맞춰 세심하게 조정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지능의 방향성을 “기술 자체가 아닌 인류의 이익을 중심에 두는 것”으로 요약하며, 기존 AI 경쟁의 ‘속도전’ 대신 윤리적 설계와 목적 지향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메타(Meta)가 초지능 연구소를 공개하며 기술 우위를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세 가지 핵심축, AI 동반자·의료 초지능·청정에너지 혁신

술레이만이 제시한 ‘휴머니스트 초지능’의 구체적 비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모두를 위한 AI 동반자(AI Companion for Everyone)

▲의료 초지능(Medical Superintelligence)

▲풍부한 청정에너지(Plentiful Clean Energy).

AI 동반자는 개인 맞춤형 학습, 업무 생산성 향상, 정서적 지원을 담당한다. 이는 MS의 Copilot AI 플랫폼과 긴밀히 연결돼, ‘AI 비서’를 넘어 ‘AI 동반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개념으로 확장된다.

의료 초지능은 전 세계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과 치료법을 스스로 최적화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 술레이만은 “전문 의학 지식이 모든 진단 분야에서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AI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며, MS는 이를 위해 헬스케어 AI 전문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초지능은 AI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 전력망 효율화, 핵융합 발전 가속화를 추진한다. 술레이만은 “AI가 에너지 문제 해결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기술을 통해 인류의 생존 문제에 직접 기여하는 AI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AI보다 인간이 중심”…21세기 인류의 과제 제시

MS는 이번 선언을 통해 초지능 개발의 핵심 목표를 ‘통제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술레이만은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간보다 똑똑한 시스템을 어떻게 통제하고, 인류의 가치에 정렬시키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HSI의 본질을 “무한한 자율성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특정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인간의 의도를 반영하는 지능”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화가 아닌 인류의 방향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AI 패권 구도, ‘윤리와 통제’의 시대로

이번 발표로 AI 업계의 경쟁 구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픈AI와 구글딥마인드가 ‘범용지능(AGI)’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MS는 “초지능은 인간의 손 안에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히 기술력 경쟁을 넘어, AI 윤리·안전성·사회적 신뢰성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의료·에너지 같은 응용 분야는 사회적 수용성과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인간 중심 설계’는 기술보다 전략의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술레이만의 말처럼 “AI보다 인간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기술이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시대를 지향한다는 선언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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