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우선 공급 방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제한 여파로 중국 내 AI 칩 부족이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가 자국 파운드리 업체의 생산품 분배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생산 AI 칩을 화웨이에 우선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SMIC 생산칩, 화웨이에 우선 공급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자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SMIC(중신궈지)의 생산품 분배 과정에 관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화웨이의 AI 칩 수요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사실상 정부 차원의 공급 통제에 나선 셈이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이자 국가의 AI·디지털 기술을 대표하는 핵심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AI 칩 생산에 SMIC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생산량, 수요의 절반도 못 미쳐”… 중국 내 경쟁 격화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명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공격적인 전망조차 국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워싱턴 소재 초당파 싱크탱크 ‘진보연구소’(IFP)의 기술연구원 사이프 칸은 “예상 수치에 5를 곱해도 중국 내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칩 부족이 심화되면서 중국 기술기업들은 제한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 중이며, 일부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을 밀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WSJ은 자체 입수한 계약서를 인용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제품 ‘블랙웰 랙(rack)’ 16대 이상이 소형 부품 형태로 선적돼 중국 내에서 재조립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정도 규모의 칩 수량은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는 부족하지만, 연구 수행이나 고성능 응용프로그램 개발에는 여전히 유효한 수준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반도체 자립’ 가속… 엔비디아 불매령·국산화 지침 강화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에 맞서 중국은 반도체 자급화를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정부는 기술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신형 저사양 칩 주문을 중단하라고 통보했으며, 사실상 ‘엔비디아 불매령’을 내렸다.

이달 초에는 국가 자금이 투입되는 신규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AI 칩만 사용하라는 지침도 발효됐다. 중국 당국은 구형 엔비디아 칩 사용 역시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칩 결합으로 성능 보완… 전력 수요는 폭증

중국 엔지니어들은 과열, 시스템 충돌,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 등으로 엔비디아 대체 칩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화웨이를 비롯한 일부 기업은 수천 개의 칩을 연결해 AI 학습 시스템을 구축하는 우회 전략을 시도 중이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메타엑스(MetaX) 등 반도체 기업들도 두 개 이상의 소형 칩을 묶어 컴퓨팅 능력을 보완하는 설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칩 결합 전략’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크게 늘렸으며, 이에 일부 지방정부는 전기요금 보조금 지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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