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서 물리로, AGI를 향한 다음 챕터”

중국 AI 업계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른 ‘천재 개발자’ 뤄푸리가 딥시크를 떠나 샤오미로 자리를 옮긴 것이 공식 확인됐다. 12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뤄푸리가 개인 SNS를 통해 샤오미 합류 사실을 직접 밝혔다고 보도했다.

딥시크 돌풍 이후 끊이지 않던 그의 이직설은 이번 발표로 종지부가 찍혔다. 특히 중국 빅테크 간 AI 인재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딥시크 핵심 인력이 샤오미로 향했다는 점은 업계의 시선을 더욱 끌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DeepSeek) 개발자 뤄푸리. 사진=뤄푸리 엑스
중국의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DeepSeek) 개발자 뤄푸리. 사진=뤄푸리 엑스

“지능은 언어에서 물리 세계로”… 샤오미 미모(MiMo)에서 AGI 도전

뤄푸리는 SNS에 “지능은 언어에서 물리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샤오미 미모(MiMo)에서 창의적이고 능력 있는 연구원들과 함께 AGI(범용 인공지능)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적었다.

샤오미 미모는 회사 최초의 오픈소스 인공지능 추론모델로, 샤오미의 차세대 AI 전략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다. 이미 자체 LLM을 기반으로 AIoT·로봇·스마트 기기 생태계를 확장해온 샤오미가, 이번에 고급 인재 영입을 통해 **‘물리 세계로 확장되는 AI’**라는 로드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알리바바·딥시크 거쳐 샤오미로...1995년생 개발자에게 쏠리는 중국 테크업계의 시선

1995년생인 뤄푸리는 베이징사범대 전자학과를 거쳐 베이징대 컴퓨터언어학 연구소에서 NLP 석사를 밟았다. 이후 알리바바 다모 아카데미에서 LLM 개발 프로젝트를 리드하며 중국 주요 테크기업이 주목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그의 이름을 중국 전역에 각인시킨 건 역시 딥시크였다. 딥시크가 오픈소스 기반 모델로 글로벌 화제를 일으키며 중국 빅테크 지형을 흔들자, 뤄푸리는 ‘딥시크 핵심 개발자’, ‘AI 천재소녀’라는 수식어와 함께 업계의 상징적 얼굴로 떠올랐다.

중국 언론에서는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가 뤄푸리에게 **1,000만 위안(약 20억 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영입을 시도했다는 추측도 꾸준히 흘러나온 바 있다. 이번 발표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든 셈이다.

딥시크의 인재 유출인가, 샤오미의 AI 대전환 신호인가

뤄푸리의 합류는 단순한 인재 이동을 넘어 중국 AI 경쟁 구도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많다.

딥시크는 오픈소스 LLM으로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든 스타트업이지만, 샤오미는 소비자 생태계·로봇·IoT 전반에 AI를 삽입하는 전략을 강화해왔다. 뤄푸리가 말한 “언어에서 물리 세계로의 확장”은 샤오미가 집중하는 로봇·엣지AI 방향과도 잘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영입이 "인력 이동을 통한 빅테크와 스타트업 간 세력 재편 본격화 되고 있다"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해석한다.

“AGI 경쟁, 다음 무대는 하드웨어다”

뤄푸리의 합류로 샤오미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LLM 경쟁을 넘어 ‘물리적 세계에서 동작하는 AI’ 영역으로 경쟁력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최근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AGI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딥시크의 혁신이 중국의 LLM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면, 샤오미는 그 인재를 기반으로 AI 로봇·스마트 디바이스·엣지 컴퓨팅을 아우르는 새로운 AGI 실험에 나서는 셈이다.

뤄푸리의 이직은 단순한 ‘개발자 한 명의 이동’이 아니라, 중국 AI 경쟁의 무대가 LLM 중심 소프트웨어 시대에서 피지컬 AI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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