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V3.2-Exp' 공개  이미지=허깅페이스 캡처
딥시크 'V3.2-Exp' 공개  이미지=허깅페이스 캡처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챗봇형 AI 모델 ‘V3’ 기반의 실험 버전 ‘V3.2-Exp’를 공개하며 차세대 아키텍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신형 모델은 중국 국경절 연휴 직전 발표돼 전략적 주목도를 높였으며,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두루 갖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희소 어텐션 적용으로 장문맥 처리 효율성 강화

딥시크는 V3.2-Exp에 자체 개발한 ‘NSA(Native Sparse Attention)’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동적 계층화 방식을 통해 토큰을 압축하고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연산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풀 어텐션이 안고 있던 기하급수적 계산 부담을 크게 줄인다.

이를 통해 모델은 장문맥(long-context) 시나리오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기존 대비 API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면서도 학습과 추론의 성능을 동시에 개선했다.

국경절 전 발표, 중국 내외 시장 겨냥한 전략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딥시크의 이번 발표 시점에 주목했다. 지난 1월 음력 설 직전에 저비용·고효율 추론 모델 ‘R1’을 공개했던 전례처럼, 이번에도 중국 국경절 연휴 직전이라는 상징적 시기에 맞춰 신형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 내 이용자와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 모두를 겨냥한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반응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연휴 기간 이후 ‘V4’나 ‘R2’ 같은 차세대 모델 추가 발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학계, 차세대 모델 출시 시점에 주목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AI 연구자 황지펑은 딥시크의 업데이트 행보가 단계적 진화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딥시크가 V3 시리즈에서 성능 개선을 반복하며 중간 버전을 내놓는 것은 차세대 모델 출시에 필요한 기술적 교두보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V4는 내년에, R2는 내년 음력 설 전후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딥시크가 단순한 중국 내 AI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경쟁사들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저비용·고효율 전략으로 글로벌 AI 경쟁 구도 흔들다

딥시크는 이미 ‘저비용·고효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글로벌 AI 시장의 경쟁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번 V3.2-Exp는 단순히 기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AI 활용 기업이 직면한 비용 문제 해결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딥시크는 ‘경제적이면서도 효율적인 AI’라는 대안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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