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와 제미나이 능가한 오픈소스 AI 모델 등장…中 문샷AI의 ‘키미 K2’, 세계 AI 패권 흔들다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가 공개한 신형 언어모델 ‘키미 K2(Kimi K2)’가 글로벌 AI 업계에 또 한 번의 충격을 안겼다. 지난 1월 세계를 놀라게 했던 ‘딥시크’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중국발 초고성능 AI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전략적 파급력 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문샷AI의 KIMI K2  사진=WorldofAI 유튜브 캡처
문샷AI의 KIMI K2  사진=WorldofAI 유튜브 캡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키미 K2의 성능을 두고 ‘딥시크급 충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서구의 상업용 유료 모델들과 대등하거나 일부 항목에서는 이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키미 K2는 AI 모델의 코딩, 수학, 작문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벤치마크에서 눈에 띄는 수치를 기록했다.

코딩 능력을 측정하는 ‘라이브코드벤치(LiveCodeBench)’에서 키미 K2는 단 한 번의 시도로 과제의 53.7%를 정확히 해결해냈다. 이는 GPT-4.1(44.7%)과 중국 딥시크-V3(46.9%)를 뛰어넘는 수치다. 수학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는 ‘매쓰-500(MATH-500)’에서는 97.4%라는 정답률로 구글의 제미나이 2.5(95.2%)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3.7 소넷(96.2%)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작문 능력도 최고 수준이다. 창의성, 감성지능, 언어 자연스러움을 평가하는 ‘크리에이티브 라이팅 v3’ 지표에서는 10점 만점 중 평균 8.56점을 획득해, 제미나이 2.6(8.38)과 GPT-4o(8.18)보다 앞섰다.

키미 K2는 총 1조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한 거대 모델이지만, 혼합 전문가 구조(Mixture of Experts, MoE)를 적용해 실제 연산 시에는 약 320억 개의 파라미터만을 활성화한다. 덕분에 적은 GPU 자원으로도 고성능을 낼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문샷 AI'가 출시한 '키미 K2'  사진=키미 캡처
중국의 '문샷 AI'가 출시한 '키미 K2'  사진=키미 캡처

문샷AI는 키미 K2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누구나 모델 가중치와 코드를 다운로드 받아 연구 및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이 점은, 향후 AI 생태계의 혁신과 분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AI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는 “키미 K2는 지금 가장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문샷AI는 2023년 3월 베이징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회사 이름은 창업자 양즈린(楊植麟)이 영국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명반 ‘The Dark Side of the Moon’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 양즈린은 광둥성 출신으로 칭화대를 수석 졸업한 뒤 카네기멜런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페이스북 AI 리서치와 구글 브레인에서 연구 경험을 쌓은 천재 개발자다. 현재는 칭화대 조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문샷 AI 창업자 양즈린  사진=바이두 캡처
문샷 AI 창업자 양즈린  사진=바이두 캡처

양즈린이 이끄는 문샷AI는 지난해 말, 중국 최초로 20만 자 이상의 장문 입력이 가능한 모델을 공개하며 기술적 도약을 알렸다. 당시 출시된 초기 모델 ‘키미’는 중국 내에서 세 번째로 널리 사용되는 챗봇에 이름을 올리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이번 키미 K2의 등장은 단발성 기술 성과가 아니라 중국 AI 업계의 지속 가능한 혁신 역량이 성숙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막스플랑크 광학연구소의 인공지능 전문가 마리오 크렌은 “중국에서 몇 달 안에 또 다른 강력한 AI 모델이 나와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기술적 추진력과 자립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미국을 중심으로 한 AI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급속한 AI 기술 발전이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중국이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앨런 인공지능연구소는 “키미 K2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이라며, “미국도 딥시크 프로젝트처럼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고성능 AI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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