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이동성과 작업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G1-D’를 출시하며 글로벌 산업 자동화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다.
이 로봇은 상반신은 인간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하반신에 바퀴 기반 구동 모듈을 탑재해 기존 양발 보행 중심 로봇과 차별화된 운영 방식을 제시한다.
■ 산업용에 초점 맞춘 ‘바퀴형 휴머노이드’ 전략
유니트리는 G1-D를 스탠더드(Standard) 모델과 플래그십(Flagship) 모델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였다.
스탠더드 모델은 배터리 포함 무게 50kg의 고정형 구조로 설계돼 기본 조작과 단순 작업에 적합한 구성을 갖췄다. 반면 플래그십 모델은 무게 80kg의 바퀴형 하반신을 적용해 이동성과 안정성을 결합한 형태로 제작됐다. 이륜 구동 방식의 내장형 휠 모듈 덕분에 좁은 공간·장거리·반복 이동이 필요한 산업 환경에서 활용 범위가 크게 확장된다.
휴머노이드의 상반신 조작 능력과 바퀴형 이동 플랫폼을 결합한 제품은 아직 시장에서 드물기 때문에, G1-D의 출시가 ‘혼합형 휴머노이드’ 시대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손목·머리에 카메라 장착…정밀 조작과 시각 센싱 강화
G1-D는 머리에는 고해상도 쌍안 카메라를, 양쪽 손목에는 HD 카메라를 탑재해 정밀 시각 기반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작업 목적에 따라 선택 가능한 조작 모듈도 다양하다. 유니트리는 기본 2지 그리퍼, 촉각 센서 유무를 선택할 수 있는 3지 로봇 핸드, 정교한 작업에 특화된 5지 로봇 핸드 등 세 가지 타입을 제공한다.
이 같은 구성은 기계적 조작 능력뿐 아니라 AI 기반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도 적합해 산업·물류·서비스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인다.
■ 엔비디아 오린 NX 탑재…고도화된 인지 능력 확보
플래그십 모델에는 엔비디아의 Jetson Orin NX(16GB) 플랫폼이 적용돼 AI 연산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 여기에 3D LiDAR, 3차원 심도 카메라 2개, 하단 장애물 감지 센서 2개가 추가되며 복합 환경에서의 실시간 공간 인지 능력이 향상됐다.
센서 정보는 로봇의 전후방 137.5도, 좌우 155도에 달하는 관측 범위와 결합해 고밀도 작업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유니트리는 이 같은 구성을 통해 G1-D가 단순 반복 작업뿐 아니라 변수가 많은 산업 현장에서의 유연한 대응력을 갖추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 산업·물류·서비스까지…AI-로보틱스 융합 시장 겨냥
G1-D는 산업 시설 점검, 물류 창고 운반 작업, 서비스 구역 순찰 등 다양한 현장에서 AI 데이터 수집과 자동화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디지털 트윈·스마트 물류·실시간 모니터링 인프라와 결합할 경우,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니트리는 G1-D 시리즈가 “현장 중심형 로봇 솔루션”을 기반으로 산업용 서비스 로봇 시장의 실제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휴머노이드 경쟁 구도 변화…‘보행 vs 바퀴’ 양분될까
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피규어 AI(Figure AI), 테슬라(Tesla) 등이 추진하는 보행 중심 모델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구조를 유지하되 실제 산업 환경에서 가장 빈번한 ‘반복 이동·지속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퀴 기반 모빌리티를 선택했다.
이는 “보행의 인간 친화성 vs 바퀴의 산업 효율성”이라는 두 전략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이 두 흐름으로 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