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공학 시뮬레이션 실시간화 본격 추진…반도체·항공우주·기후 분석까지 전방위 확장

엔비디아(NVIDIA)가 6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는 ‘슈퍼컴퓨팅 2025(SC25)’에서 산업·공학 분야 시뮬레이션에 특화된 신규 AI 모델 제품군 ‘엔비디아 아폴로(NVIDIA Apollo)’를 공개했다.

아폴로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인프라 위에 구축된 ‘AI 물리 모델(AI Physics Model)’로, 기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에 실시간 기능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점이 핵심이다.

엔비디아가 신규 AI 모델 제품군을 공개했다.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신규 AI 모델 제품군을 공개했다. 사진=엔비디아

산업용 AI 물리 모델 등장…시뮬레이션 패러다임 전환

엔비디아가 공개한 아폴로는 신경 연산자, 트랜스포머, 확산 모델 등을 실제 물리 지식과 결합해 설계된 산업용 AI 물리 모델이다.

반도체 제조, 전기·전자기기 설계, 구조 역학, 유체 시뮬레이션(CFD), 전자기학, 기상·기후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시뮬레이션을 기존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산업 전반의 설계·검증 체계를 실시간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는 사전 훈련된 모델과 체크포인트뿐 아니라 모델 훈련·추론·성능 검증에 필요한 워크플로우까지 함께 제공해 기업들이 자체 모델을 빠르게 구축하고 제품 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공학 기업, 아폴로 도입해 설계 속도 혁신

이미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아폴로 기반 기술을 활용해 산업 시뮬레이션 효율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아폴로 모델을 적용해 시뮬레이션 속도를 최대 35배 가속시키며 신소재·신공정 개발 기간을 대폭 줄였다.

케이던스는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CFD 솔버를 가속하고 수천 건의 항공기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생성해 실시간 디지털 트윈 구현을 가능하게 했다.

램리서치와 KLA는 플라즈마 공정 및 공정 제어 기술 개발에 아폴로를 적용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지멘스는 STAR-CCM+ 유체 솔버에 AI 물리를 적용해 설계 탐색 속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놉시스는 아폴로 기반 GPU 가속·AI 초기화 기술을 결합해 일부 공학 시뮬레이션에서 최대 500배 향상된 성능을 확인하며 업계에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

우주·에너지·자동차 분야까지 확장되는 AI 물리 생태계

아폴로는 항공우주 및 에너지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노스롭 그루먼과 루미너리 클라우드는 우주선 추진기 노즐 설계에 아폴로를 적용해 CUDA-X 기반 고속 솔버로 대규모 설계를 단기간에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반복 설계의 정확성과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피직스X는 엔비디아 인프라를 활용해 자동차·항공우주·에너지 기업을 지원하는 ‘AI 엔지니어링 전 과정 플랫폼’을 운영하며 제품 개발·최적화·고장 예측을 실시간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리스케일은 아폴로 모델을 자사 AI 물리 운영체제에 통합해 엔지니어들이 고정밀 시뮬레이션과 AI 대리 모델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의사 결정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엔비디아, “실시간 디지털 엔지니어링 시대 열겠다”

엔비디아는 아폴로 모델 제품군을 앞으로 ▲build.nvidia.com ▲허깅페이스(HuggingFace)  ▲엔비디아 NIM 마이크로서비스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해당 플랫폼에서 출시 알림을 신청할 수 있으며, 엔비디아는 아폴로가 반도체·항공우주·자동차·에너지·기후 예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시간 디지털 엔지니어링 시대’를 여는 핵심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산업 시뮬레이션의 속도·정확성·자동화 수준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제조·공학 시장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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