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AFF Spotlight: 영화제에 접수된 눈여겨볼 작품을 소개합니다.
“감정은 데이터가 아니다. 그것은 함께 나누는 순간들 속에서 태어난다.”
1920년대 무성영화 감성 위에 2020년대 인공지능이 더해졌다. 단편영화 「BYTE: 감정을 배우는 AI」는 감정을 이해하려 애쓰는 가정용 로봇의 여정을 그린 감성 SF다. 점 눈이 있는 LED 얼굴, 계산된 움직임을 가진 로봇 바이트(BYTE)는 사람과의 감정적 연결이 서툴지만, 관찰과 경험을 통해 점차 ‘교감’을 익혀간다.
AI가 만난 무성영화, 그리고 감정
바이트가 처음 감정을 배운 계기는 말이 아닌 무성영화였다. 다락방에서 발견한 오래된 필름 릴 속 과장된 표정과 몸짓은 언어 없이도 감정을 전달하는 인간의 원형적 표현을 보여준다. 영화는 흑백 필름 그레인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따뜻한 파스텔톤으로 전환되며 바이트의 감정 변화를 시각화한다. 감정을 ‘계산’하던 AI가 타인의 감정에 ‘반응’하게 되는 전환점이다.
대사 없는 영화, 음악과 몸짓이 감정을 대신한다
이 영화는 무성영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대사는 없으며, 간결한 인터타이틀이 최소한의 정보를 전달한다. 감정은 음악과 효과음, 그리고 로봇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표현된다. 고개를 기울이거나 눈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바이트의 동작이 음악과 맞물리며 극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감정은 학습이 아니라 관계에서 태어난다
이야기의 핵심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다. 바이트가 감정을 익히는 진짜 계기는 무성영화나 시스템이 아닌, 손녀와의 상호작용이다. 손녀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로봇과 자연스럽게 교감한다. 반복되는 놀이와 관찰을 통해 바이트는 처음으로 웃음을 표현하게 되고, 점 형태였던 눈은 곡선으로 바뀌며 표정이 ‘인간’에 가까워진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능이 아닌 정서적 진화를 의미한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3분 55초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BYTE: 감정을 배우는 AI」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정서적 유대를 깊이 있게 담아낸다. 영화의 마지막, 바이트와 할아버지, 손녀가 함께 무성영화를 보는 장면은 존재와 세대, 감정의 경계를 넘어서는 상징적인 순간이다. 이 장면은 조용히 말한다. 감정은 코드가 아니라 연결이라는 것을.
GMAFF Editor’s Note
이 영화는 AI에 대한 공포가 아닌, 가능성과 온기를 이야기한다. 「HER」의 외로움, 「월-E」의 따뜻함, 그리고 무언 미학이 오롯이 녹아든 이 작품은, AI가 인간을 닮아가는 과정이 곧 인간이 AI를 통해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여정임을 일깨워준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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