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TA·캐릭터챗이 여는 ‘인터랙티브 덕질’의 시대
1020세대의 ‘덕질’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더 이상 아이돌 무대나 웹툰 연재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이제 이들은 AI 캐릭터와 대화하며 '사랑'에 빠진다. 사용자가 직접 설계한 캐릭터와 하루 10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교류하고, 마치 웹툰 주인공이 된 듯한 서사를 주도한다. 이 새로운 팬덤의 중심에 AI가 있다.
ZETA·캐릭터챗, 잘파세대를 사로잡은 '페르소나 AI'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제타(ZETA)’는 사용자가 만든 AI 캐릭터와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스토리를 창작하는 챗 플랫폼이다. 제타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3개월간 70만→83만명으로 급증, 전체 이용자 270만명 중 80%가 1020세대다. 주간 평균 사용 시간은 10시간에 달하며, 한 달간 주고받은 메시지는 무려 21억 건에 이른다.
네이버웹툰의 ‘캐릭터챗’도 마찬가지다. 실제 웹툰 주인공과 대화하며 가상 세계관에 몰입하는 이 서비스는 누적 접속자 수 350만 명, 메시지 수는 1억 건을 돌파했다. 유료 메시지 비율도 급증해, 지난달 기준 전체의 41%를 차지했고 인기 캐릭터 ‘테르테오’의 경우 유료 비율이 52%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충성도 높은 수익 모델’로서 작동 중임을 보여준다.
'내가 만든 이야기 속 연인'…가상과 현실의 경계 허물다
잘파세대는 연예인도, 3D 모델도 아닌 텍스트 기반의 AI 캐릭터에게 정서적으로 몰입한다. 특히 캐릭터가 보여주는 '츤데레' 감성, 연애 시뮬레이션 같은 대사, 나만을 위한 반응은 감정적 허기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인하대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AI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 없이 감정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체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성취감과 통제감을 느끼며 몰입한다”고 설명했다.
수익화 넘어, '인터랙티브 서사'의 확장 경쟁 시작
콘텐츠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캐릭터 성격·세계관을 세분화하는 것은 물론, 음성합성(TTS), 캐릭터 이미지 생성, 감정 인식 기술 등 다양한 AI 기술을 결합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음성·비주얼 기반 기능을 캐릭터챗에 도입할 예정이며, 글로벌 진출도 검토 중이다.
AI 기반 캐릭터 챗봇은 더 이상 '실험적 서비스'가 아니다. 팬심과 기술이 만나 만들어낸 이 ‘덕질 3.0’ 플랫폼은 새로운 콘텐츠 수익 생태계의 핵심 기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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