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실험기기 공개…‘화질 끝판왕’ 티라미수 vs ‘시야괴물’ 보바 3

메타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SIGGRAPH 2025에서 아주 흥미로운 실험작 두 가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름부터 귀여운 ‘티라미수(Tiramisu)’와 ‘보바 3(Boba 3)’. 둘 다 소비자용 제품은 아니고 연구용 시제품(prototype)이다.

주목할 점은 둘 다 지금까지의 XR 기기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하나는 “진짜처럼 보이는 화질”, 다른 하나는 “진짜 사람의 눈처럼 넓은 시야”를 목표로 한다.

(왼쪽부터) 보바3(MR), 티라미수, 보바3(VR)  사진=메타 
(왼쪽부터) 보바3(MR), 티라미수, 보바3(VR)  사진=메타 

■ 티라미수: “현실처럼 보이면, 그게 진짜지”

해상도(각해상도): 90 PPD (메타 퀘스트 3보다 3.6배 ↑)

최대 밝기: 1,400니트 (퀘스트 3 대비 14배 ↑)

명암비: 퀘스트 3보다 3배 향상

시야각(FOV): 가로/세로 33도

티라미수는 메타가 오랫동안 꿈꿔온 ‘시각적 튜링 테스트’를 겨냥한 제품이에요. 즉, 눈으로 봤을 때 진짜와 가짜(가상현실)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드는 게 목표다.

밝기는 스마트폰 최고 밝기 수준, 해상도는 VR 기기 중 최상급, 여기에 명암비까지 엄청나게 올렸다. 텍스트 읽기, UI 조작, 세밀한 표현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는 현장 반응이 많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야각이 좁고, 기기 자체도 다소 크다. 그래서 “와, 이거 진짜다!” 싶다가도, 머리 돌릴 때 아닌가 생각이 들 수 있다. 

■ 보바 3: 넓게, 훨씬 넓게…눈처럼 펼쳐지는 시야

보바 3는 혼합현실(MR)용과 가상현실(VR) 전용 두 가지 시제품이 전시됐다. MR 버전은 전면에 외부 카메라가 달려 패스스루 기능을 지원하며, VR 전용 버전은 카메라가 없는 대신 약간 가벼운 편이다.

시야각(FOV): 수평 180° × 수직 120°

해상도: 4K × 4K (양안)

각해상도(PPD): 약 30

무게: 약 660~690g

보바 3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시야가 너무 좁다”는 유저들의 불만을 정면 돌파했다. 사람 눈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쓰고 나면 마치 현실 공간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존재감’이 확 올라간다. 물론 해상도나 명암비는 티라미수보다 낮지만, 몰입감에서는 보바 3가 앞서는 느낌이다.

단점이라면 그래픽 처리량이 워낙 커서 고성능 PC 연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엔비디아 DLSS 3 같은 업스케일링 기술을 곁들여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스펙, 한눈에 보기

항목 티라미수 보바 3 메타 퀘스트 3
포지션 화질 끝판왕 초광각 몰입 현행 소비자용
각해상도 90 PPD 약 30 PPD 약 26 PPD
최대 밝기 1,400니트 미공개 수십~수백 니트
명암비 퀘스트 3 대비 3배 미공개
시야각 33°×33° 180°×120° 110°/96°
해상도 고해상도 µOLED 기반(정확한 수치는 비공개) 4K×4K 2064×2208
무게 크고 무거움 660~690g(버전에 따라 차이) 약 515g
구동 방식 고성능 PC 권장 고성능 PC 필수 독립형

■ ‘선명함’이냐 ‘넓음’이냐

티라미수는 초고해상도·초고명암비를 갖춘 실험기기다. 문서 읽기나 UI를 선명하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 최적이다. “VR에서도 글씨가 진짜 책처럼 보여야 한다”는 니즈에 정면 대응했다.

반면 보바 3는 눈을 기준으로 설계된 초광각 헤드셋이다. 전방 시야만이 아니라 주변시까지 가상으로 채워주는 게 핵심이다. 현실감·몰입감이 극대화되는 타입이다.

■ 관건은 ‘균형’…다음 퀘스트 시리즈에 반영될까?

메타는 두 기기를 곧장 출시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어디까지나 기술 데모, 연구용인 것이다. 하지만 퀘스트 4나 5세대쯤에는 티라미수의 해상도·밝기, 혹은 보바의 시야각 일부가 일반 제품에 흘러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 테크인싸의 한줄평

티라미수는 “글씨 읽고 문서 작업도 VR로 하고 싶다”는 사람에겐 최고의 꿈. 보바 3는 “VR 체험이 아니라 진짜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이들에겐 현실 같은 몰입을 제공한다.

두 제품 모두 완성형은 아니지만, ‘다음 세대 XR 기기’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질의 티라미수 vs 시야의 보바 3, 당신의 선택은?”

테크인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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