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삼성을 택한 이유…AI6, ‘자율지능 모빌리티’의 심장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6가 삼성전자의 손에서 탄생한다.
최근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6의 첫 시제품을 한국 내 파운드리 및 패키징 라인에서 생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량 양산은 2025~2026년 가동 예정인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AI6는 단순한 차량용 칩이 아니다. 자율주행차의 FSD(Full Self Driving) 컴퓨터는 물론, 사이버캡(로보택시),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 DOJO 슈퍼컴퓨터 등 테슬라 AI 전략의 중심을 구성하는 온디바이스 AI 칩이다. 차량 내에서 직접 데이터를 판단·처리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AI6의 성능과 설계…TOPS 5,000 시대 연다
테슬라 AI6는 기존 AI4 대비 10배 이상 향상된 연산 성능을 갖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5,000~6,000 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AI6는 복잡한 도심 주행, 차량 간 통신(V2V), 인프라 연계(V2X), 로봇 제어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엣지 AI 칩이다. 특히 멀티칩 모듈(MCM) 구조를 채택해 고속 비전 인식 및 딥러닝 추론을 실시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 칩은 테슬라의 하드웨어 로드맵상 AI5(HW5)의 상위 버전(HW6) 으로 위치한다.
머스크는 이를 위해 삼성과 협력하며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생산라인을 확인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2나노 GAA, 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의 시험대
삼성은 AI6 칩 생산에 2나노미터(nm) GAA(Gate-All-Around)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FinFET 공정보다 성능은 12%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25% 감소하며, 칩 면적은 8% 줄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하지만 아직 2나노 수율 및 공정 안정성에 대한 검증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시제품을 먼저 생산하는 이유는 테일러 공장 양산 전, 공정 튜닝과 수율 확보를 위한 사전 검증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6는 고발열·고밀도 구조인 만큼, 패키징 기술까지 동시에 검증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다.이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지역·공정 다각화 전략으로 해석되며
“단순 수탁 아니다”…테슬라-삼성, AI 팹 동맹 수준 협력
이번 협력은 단순한 반도체 위탁 생산을 넘어서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논의했다"고 밝히며, 삼성의 테일러 공장에서 AI6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라인을 확인하겠다는 뜻도 공개했다.
실제 테슬라는 AI4는 삼성, AI5는 TSMC, AI6는 다시 삼성과 협력 중이다.
이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지역·공정 다각화 전략으로 해석되며, 동시에 테슬라가 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차량이 서버가 되는 시대’, 한국서 시작되다
AI6 국내 시제품 생산은 단순한 생산 개시가 아니다.
삼성은 자사의 GAA 기반 2나노 공정과 고급 패키징 라인을 통해, 설계–제조–검증이 일괄 처리되는 파일럿 라인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테슬라 입장에서도 칩 설계 보안과 기술 최적화를 위해 한국 생산은 효율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칩은 향후 미국 내 대량 생산 시점인 2026년 이전까지 한국에서 성능 검증 및 패키징 안정화 과정을 거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자연스럽게 차량용 AI 반도체 생태계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8년 165억 달러 초대형 계약…TSMC 독점 균열 시작됐다
삼성과 테슬라의 이번 파운드리 계약 규모는 8년간 최소 165억 달러(약 22조 원)으로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역사상 가장 큰 단일 고객 계약 중 하나이며, 머스크는 “수요에 따라 총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계약을 통해 AI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자동차·로봇·데이터센터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서버 중심에서 한계에 부딪혔던 파운드리 사업에 새로운 성장 축이 생긴 셈이다.
한편, 테슬라가 TSMC에 의존하던 고성능 칩 수요를 분산시킴으로써 TSMC의 독점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중심축이 엔비디아·애플 중심에서 자동차·로보틱스 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율주행 AI 전쟁의 승부처, 한국에서 시작된다
AI 반도체는 더 이상 단순한 부품이 아니다. AI6는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의 판단을 책임지는 디지털 심장이며, 테슬라와 삼성의 협력은 AI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반도체 전쟁’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먼저 생산되는 AI6 칩은, 단순한 제조를 넘어 AI 패권 경쟁의 현장 테스트 무대로서 기능하고 있다. 삼성은 기술력 회복과 글로벌 위상 강화를 노리고, 테슬라는 안정적 생산망과 최적화된 AI 칩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이제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차량과 같은 디바이스 안에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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