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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5 테이프아웃 임박…테슬라의 칩 로드맵이 한 템포 빨라졌다

테슬라가 차세대 인공지능 칩 ‘AI5’의 테이프아웃(tape-out)을 눈앞에 두고, 후속 칩인 ‘AI6’의 개발에 공식 착수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X(옛 트위터)와 내부 미팅에서 “AI5는 마무리 단계이며, AI6 설계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테슬라의 AI 반도체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테슬라는 “매년 새로운 AI 칩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못 박으며, 전기차 기업에서 AI 칩을 자체 설계·양산하는 하드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와 손잡고 AI5·AI6 생산…‘테슬라–삼성’ AI 생태계 구축되나

AI5와 AI6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는 테슬라가 단순한 차량용 FSD 칩을 넘어, 고성능 데이터센터급 AI 칩 시장으로 본격 진입하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데이터센터가 모두 같은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방향을 강조해왔다. 삼성은 테슬라의 공격적인 칩 개발 로드맵을 생산 측면에서 뒷받침함으로써, 엔비디아·TSMC 중심이던 AI 칩 생태계에 새로운 축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텍사스주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테슬라, 이미 ‘AI 칩 수백만 개’ 배포…진짜 강점은 데이터와 하드웨어 통합

머스크는 “우리는 이미 수백만 개의 AI 칩을 차량과 데이터센터에 배포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테슬라가 단순한 EV 제조사가 아니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데이터를 수직 통합한 ‘현실 기반 AI’ 기업임을 의미한다.

특히 테슬라 차량은 하나의 거대한 센서 네트워크이자 AI 학습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차량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는 테슬라의 FSD 모델을 학습시키고, 이 학습을 고성능 칩(AI5·AI6)이 처리하는 구조다.

즉, 테슬라는 데이터 확보, 알고리즘 개발, 칩 설계, 로봇 플랫폼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된 유일한 완전 통합형 AI 기업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AI6,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핵심 두뇌

AI6는 차량용 연산칩을 넘어 ▲차세대 자율주행(FSD) 학습 및 실시간 추론 처리 ▲옵티머스(Optimus) 로봇의 고성능 두뇌 역할 ▲테슬라 데이터센터의 자체 AI 모델 학습 가속 ▲차량–로봇–클라우드를 통합하는 AI 생태계 기반 등 테슬라의 미래 사업을 뒷받침하는 멀티플랫폼 AI 프로세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이 칩들은 안전한 운행으로 생명을 구하고, 로봇을 통해 고급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테슬라의 AI6 칩이 단순한 고성능 반도체가 아닌,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략 자산임을 예고한다.

엔비디아와 같은 길을 걷는 테슬라…AI 칩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까

AI 칩은 테슬라에게 두 가지 혁신적 기회를 제공한다.

① 테슬라 제품군 내 자체 칩 채택 → 원가 절감 + 성능 독립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며 차량·로봇·데이터센터 모두 자체 칩으로 운영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이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과 로봇 생산 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② AI 칩 자체 판매 가능성 → 새로운 고부가 가치 수익원

엔비디아는 AI 칩 기술만으로 시총 4조 달러를 넘겼다.

테슬라도 충전·로봇·로보택시·FSD SaaS 등 기존 사업에 더해, 칩을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 사업을 확장할 경우 기업 가치가 완전히 재평가될 수 있다.

D.A 데이비슨의 연구진은 “알파벳이 자체 설계한 TPU가 수천억 달러 가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으며, 동일한 논리가 테슬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판매 부진 속에서도 AI가 테슬라의 새로운 성장 엔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는 올해도 하락세다. 하지만 월가는 여전히 ‘AI 기업 테슬라’의 내재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테슬라의 2026년 예상 PER이 177배에 이르는 것도,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닌 AI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AI5·AI6가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테슬라는 차량 판매에 의존했던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AI·반도체·로봇·데이터센터가 결합된 복합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

테슬라의 AI6 개발은 단순 칩 경쟁이 아닌 ‘플랫폼 전쟁’의 신호탄

AI6는 단순히 빠른 칩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테슬라는 AI6를 통해 데이터 → 알고리즘 → 칩 → 로봇 → 서비스로 이어지는 ‘완전한 AI 비즈니스 체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길과도, 구글의 길과도 다르다.

테슬라가 꿈꾸는 것은 “현실과 연결된 AI 전체 시장의 지배”이며, 그 중심에 AI6칩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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