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정복한 뒤, 우주까지 넘보는 AI 제국...테슬라의 진짜 목표”

2003년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테슬라는 이제 자동차를 넘어 AI·로봇·에너지·우주 산업까지 넘보는 초대형 제국으로 확장되고 있다.

테슬라의 모든 기술은 “지구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간의 생존지를 우주로 넓히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세계관 아래 설계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구체적인 제품·기술·인프라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목표는 '지구 정복' 더 나아가 '우주 정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테슬라 로고
테슬라 로고

■ “전기차는 실패작이 아니다”...두 창업자가 시작한 반역의 신호

2003년, 마틴 에버하드(Martin Eberhard) 와 마크 터펜닝(Marc Tarpenning) 은 전기차 EV1을 폐기한 GM의 결정을 보며 반발심을 느꼈다.

“실패는 배터리가 아니라 산업 구조에 있다.”

이 믿음 하나로 탄생한 회사가 바로 테슬라다.

초기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배터리·모터·소프트웨어 기업이었다.

당시로선 혁신적이었던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설계, 자체 모터 구조, 차량 소프트웨어는 모두 “기술 중심 자동차”라는 새로운 개념을 실험하기 위한 밑바탕이었다.

그리고 2008년 출시된 첫 모델 로드스터(Roadster) 는 모든 의심을 깨뜨렸다.

100km 가속 4초대, 300km 주행거리는 전기차가 더 이상 느리고 재미없는 기계가 아님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 머스크의 등장...첫 번째 위기와 테슬라의 운명을 바꾼 선택

2004년, 일론 머스크(Elon Musk) 는 시리즈A 라운드에 직접 650만 달러를 투자하며 테슬라 이사회 의장이 된다.

그러나 이 시점의 테슬라는 불안정했다. 생산 지연, 투자 부족, 내부 갈등이 겹치며 회사는 수차례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머스크는 자신의 자산을 재투입하며 회사를 살려했고, 결국 2008년 CEO로 등극한다.

이 사건 이후 테슬라는 기술 스타트업에서 ‘머스크의 야망’을 실현하는 AI 중심 기업으로 급선회한다.

머스크는 이때부터 유명한 테슬라 로드맵을 공개한다.

“고가 모델로 기술 검증 → 프리미엄 세단 확장 → 대중형 전기차 생산”

테슬라는 예고한 대로 모델 S·X·3·Y를 순차적으로 내놓으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 되었다.

테슬라의 이상향이 담긴 전기 스포츠카 2세대 테슬라 로드스터. 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이상향이 담긴 전기 스포츠카 2세대 테슬라 로드스터. 사진=테슬라 

■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모델 S 이후 시작된 ‘바퀴 달린 컴퓨터’ 전략

2012년 출시한 모델 S(Model S) 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었다. 

이 차는 OTA(Over-the-Air) 업데이트로 기능이 진화했고, 대형 스크린이 차량의 모든 인터페이스를 집약했다.

2017년, 회사 이름은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에서 ‘테슬라(Tesla, Inc.)’ 로 변경된다. 이는 자동차를 넘어 배터리·소프트웨어·에너지 솔루션·로봇까지 아우르는 종합 테크 기업으로의 정체성 확립이었다.

2019년 이후 모델 3·Y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전기차 대중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 오토파일럿·FSD의 도전...코드 대신 신경망이 운전하는 시대

테슬라의 비전이 극적으로 드러난 분야는 자율주행 AI다.

▲오토파일럿(Autopilot) : 고속도로 중심 보조 주행

▲FSD(Full Self-Driving) : 도심 전 구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는 풀 패키지

2024~2025년 공개된 FSD v12 는 자율주행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기존 시스템이 객체 인식 → 규칙 기반 로직 → 명령 실행으로 이루어진 “코드 중심 구조”였다면, v12는 30만 줄에 달하던 주행 로직 코드를 제거하고, 카메라 영상만으로 학습하는 엔드투엔드 신경망으로 전환되었다.

인간의 운전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 자체를 ‘통째로 배운 모델’이 차량을 조종하는 방식이다.

이 변화는 자율주행을 더 이상 ‘단순 기능’이 아니라 AI의 감각과 행동이 합쳐진 총체적 지능 체계로 바꿔놓았다.

■ AI 슈퍼컴 ‘도조(Dojo)’의 탄생과 해체...테슬라의 AI 야심은 어디로 향하는가

2021·2022년 테슬라 AI 데이에서 공개된 도조(Dojo)는 자율주행 학습을 위한 자체 슈퍼컴퓨터였다.

차량에서 수집한 비디오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데 최적화된 구조였고, 일론 머스크는 “도조가 테슬라의 미래 경쟁력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25년, 도조 팀 핵심 인력들이 이탈하고 프로젝트는 해체되었다.

테슬라는 대신 NVIDIA·AMD GPU 기반 클러스터 + 차세대 자체 칩(AI5·AI6) 전략으로 선회했다.

중요한 점은 ‘도조 자체’가 아니라, 테슬라가 여전히 AI 학습·추론 인프라를 직접 설계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 옵티머스(Optimus)...AI가 드디어 몸을 갖는 순간

테슬라가 “우리는 로봇 회사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1년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때문이다.

▲키 1.7m, 몸무게 56kg ▲기본 작업: 부품 이동, 반복 조립, 공장 자동화 ▲공장 내 실제 파일럿 배치 진행 ▲FSD 신경망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작을 그대로 학습·재현

머스크는 “오토파일럿은 차를 움직이기 위한 뇌이며, 옵티머스는 그 뇌가 들어갈 몸”이라고 말한다. 즉, 자율주행 AI와 휴머노이드가 하나의 신경망 생태계를 공유하는 구조다.

이미 2025년 테슬라 공장에서 옵티머스가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형 휴머노이드”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 지금 테슬라는 어떤 기업인가...자동차는 시작일 뿐, 목표는 ‘현실 세계 OS’

2025년 기준 테슬라는 단순 전기차 회사가 아니다. 테슬라는 다음 네 가지 축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EV): 모델 3·Y가 세계 EV 시장을 사실상 재편하며 판매량·브랜드 인지도를 모두 확보했다.

▲자율주행·로보택시: FSD와 함께 테슬라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 시대를 준비 중이며, 이 분야는 향후 테슬라 매출 구조를 완전히 바꿀 핵심 사업이다.

▲에너지·그리드: 메가팩(Megapack), 솔라루프(Solar Roof), 파워월(Powerwall)은 각국의 에너지 인프라에 실제 구축되고 있다.

▲AI·로보틱스: 도조 해체 이후에도 자체 AI 칩 개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그리고 NVIDIA·TSMC·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현실 세계용 AI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여전히 전통 완성차 기업 전체를 합친 규모에 버금가는 이유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AI·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 테슬라의 비전...“세상을 움직이는 AI를 만들겠다”

테슬라의 지난 20년을 정리하면 명확하다.

▲1단계: 전기차로 배터리·모터·소프트웨어 혁신 ▲2단계: OTA·FSD로 바퀴 달린 컴퓨터 실현 ▲3단계: 옵티머스·AI 칩·엔드투엔드 신경망으로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AI 기업으로 진화

전기차는 테슬라의 첫 번째 제품일 뿐, 목표는 “현실 세계를 제어하는 인공지능 운영체제”다.

엔비디아가 AI의 심장을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AI의 운영체제를 만든다면, 테슬라는 AI가 세상을 직접 움직이게 만드는 기업이다.

테슬라는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것은 ‘미래 산업 전체를 구동하는 로봇·AI 생태계’다.

그래서 테슬라의 목표가 ‘지구 정복’이라는, 결코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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