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자율주행, 식당까지 삼킨 머스크의 미래 지도

단지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테슬라는 더 이상 ‘전기차 기업’이라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AI 플랫폼, 심지어 햄버거와 영화까지 아우르는 생활 전반의 테크 솔루션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사진=AP, 연합뉴스

2025년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24억9천만 달러, 영업이익은 무려 42% 하락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실적표 대신 ‘비전’을 들고 나왔다. 그 비전의 핵심은 ‘로보택시’와 ‘로봇’이다.

로보택시로 시작해… 미국 인구 절반이 탄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규제 승인’을 전제로 올해 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을 대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 지역, 애리조나,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규제 승인 하에 본격적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 완전 자율주행(FSD) 시스템을 고집해왔다. 이는 라이다를 쓰지 않고도 주변을 인식하는 기술로, 글로벌 자율주행 흐름과 다른 독자적 접근이다. 회사 측은 "전 세계 수백만 대 차량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학습된 신경망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캡과 옵티머스, 자율주행 그다음은 '자율로봇'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다음 목표로 '자율로봇'을 정조준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우리가 계속 선도한다면,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옵티머스는 공장에서 이미 단순 반복 업무에 투입되고 있으며, 최근 LA에서 개장한 테슬라 복합식당 ‘다이너(Diner)’에서 팝콘을 나르는 모습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로봇은 단순 서비스 역할을 넘어서, 미래에는 로보택시 기반 ‘택배 로봇’ 또는 고령자 생활 지원 등 사회적 기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이너에서 택배를 건내주는 옵티머스의 모습.  사진=UPI, 연합뉴스

머스크는 택시 운행량이 줄어드는 야간에 자율주행 택시와 옵티머스가 결합해 무인 택배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X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록의 AI 챗봇들이 옵티머스와 결합한다면 SF영화 속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하는 휴머노이드가 탄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록은 7월 21일 동반자 모드를 공개하며 여성 챗봇 애니와 남성 챗봇 발렌타인을 공개했다. 

테슬라표 햄버거와 영화관…“차 충전하며 즐겨라”

테슬라는 7월 21일(현지시간) 미국 LA에 전기차 충전소, 레스토랑, 영화관을 결합한 ‘다이너’를 열었다. 햄버거, 와플, 팝콘이 판매되고,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충전하는 동안 ‘경험’을 판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테슬라 브랜드와 기술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포장박스는 사이버트럭 디자인을 따랐고, 팝콘을 건네는 건 사람이 아닌 로봇 옵티머스다. 머스크는 “이 콘셉트가 성공하면 세계 주요 도시에 복제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유소 대신 ‘테슬라섬’이 생활 거점이 되는 미래가 머지않았다는 메시지다.

전기차 보조금 줄어도 “자율주행이 답이다”

미국 내 EV 보조금 축소와 규제 완화는 테슬라의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전기차 가격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더 저렴한 신규 모델을 개발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양산을 계획 중이다.

“몇 분기 동안은 힘들 수 있다”는 테슬라 CFO의 말처럼 당장의 성적은 고전이지만, 자율주행·로봇·에너지 저장·경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테슬라 생태계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테슬라가 혁신하는 건 ‘차’가 아니라 ‘삶’이다

지금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자율주행으로 이동을, 로봇으로 노동을, 식당과 콘텐츠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기업이다. 머스크의 야심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간의 일상 전체를 재설계하는 데 있다.

이 회사의 목표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이 아니다. "세상의 기본 단위들을 테슬라로 바꾸겠다"는 세계 정복 수준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지만, 테슬라는 그걸 실제로 만들고, 보여주고, 파는 중이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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