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론용 칩 루빈CPX에 GDDR7 탑재 예상… 삼성전자, 엔비디아 공급망 내 입지 강화

엔비디아의 추론 특화용 인공지능(AI) 칩 '루빈CPX'에 삼성전자의 그래픽용 D램 'GDDR7'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엔비디아의 추론 특화용 인공지능(AI) 칩 '루빈CPX'에 삼성전자의 그래픽용 D램 'GDDR7'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추론용 인공지능(AI) 칩 ‘루빈CPX(Rubin CPX)’에 GDDR7을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된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전자가 범용 그래픽 D램 수요에서도 강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루빈CPX, HBM 아닌 GDDR7 채택… 삼성에 유리한 지형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출시를 준비 중인 AI 추론 특화 반도체 루빈CPX에 삼성전자의 GDDR7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루빈CPX는 기존 '루빈(Rubin)' 칩과 달리 학습보다는 추론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고성능이 요구되지만 비용 효율 또한 고려된 설계다.

루빈에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가 탑재되지만, 루빈CPX는 GDDR7을 채택하면서 제조 원가와 소비 전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는 GDDR7 생산에 있어 공정 여유를 확보한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세미아날라시스 “GDDR7은 삼성 독점에 가까운 공급 구조”

시장조사업체 세미아날라시스(Semianaly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용 AI 칩 RTX프로 6000D(B40)를 위한 GDDR7 공급은 대부분 삼성전자에 발주됐다”며 “루빈CPX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HBM3E(12단)를 공급하면서 웨이퍼 생산능력이 대부분 HBM에 집중되어 있어, GDDR7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공정으로 대량 납품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4천만 개 단위 공급 계약도… GDDR7 수요 급증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10월까지 GDDR7을 대량 발주한 상태다. 중국용 B40에는 24Gb GDDR7을 분기당 3,500만~4,000만 개, 게이밍용 블랙웰 GPU에는 16Gb GDDR7을 3,000만~3,500만 개 주문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연초부터 줄곧 삼성에 GDDR7 공급을 강하게 요청해왔으며, 3분기 내 선공급(pull-in)을 요구한 상태”라고 업계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 대응이 벅찰 정도로 공급망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AI 학습용 HBM 이어 추론용 GDDR 시장도 장악?

이번 루빈CPX GDDR7 탑재 가능성은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메모리 시장에서 HBM뿐만 아니라 GDDR 분야에서도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학습용 고사양 칩에는 HBM4가, 추론 및 범용 GPU에는 GDDR7이 사용되면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듀얼 메모리 구조 속 양쪽 공급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루빈CPX GDDR7 공급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의 전 라인업 메모리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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