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우스부터 호치까지, 브랜드IP 성공의 공통점
IP 비즈니스를 위한 세계관 마케팅
좋은 이야기는 오래 살아남는다. 하지만 더 오래 살아남는 이야기는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다.
IP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캐릭터 하나, 콘텐츠 하나로 반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그 캐릭터가 숨 쉬고 자라는 세계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요즘은 콘텐츠보다도 콘텐츠가 사는 집, 즉 세계관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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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은 브랜드의 무대이자 룰북
히어로스 저니(Hero’s Journey)는 인류가 사랑해온 서사의 기본 구조다. 평범한 영웅이 모험에 나서고, 시련을 겪고, 결국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그런데 IP의 세계관은 그 여정을 가능하게 하는 무대와 룰북이다.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더 마시마쥬’를 떠올려 보자.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니라, 왕국과 가문이라는 세계관을 붙였다. 덕분에 소비자는 캐릭터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그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 즐기게 된다. 삼양의 불닭면 캐릭터 ‘호치’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엔 패키지의 마스코트였지만, 불닭 세계관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팬들에게 ‘삼양 불닭’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기억시키는 열쇠가 됐다.
즉, 세계관은 캐릭터와 브랜드를 영웅으로 키우는 토양이다.
관객이 아니라 플레이어
세계관 마케팅의 묘미는 여기 있다. 팬은 단순 관객이 아니다. 참여자다.
빙그레우스 세계관이 밈(meme)과 팬 콘텐츠로 확장된 것도, 불닭의 호치가 이모티콘과 글로벌 챌린지로 퍼져나간 것도 같은 원리다. 팬들은 세계관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놀며 확장’시킨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몰입이다. 기본적인 세계관을 만들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를 설계 한 후에는 사람들이 캐릭터와 세계관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경험이 필요하다. XR 같은 몰입형 테크놀로지는 그 문을 열어준다. 360도 영상, AR/VR,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팬을 ‘구경꾼’에서 ‘체험자’로 바꾼다. 몰입형 마케팅은 브랜드 세계관을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게 한다.
확장은 세계관이 만든다
탄탄한 세계관은 확장을 부른다. 영화가 드라마로, 드라마가 게임으로, 게임이 굿즈와 공연으로 뻗어나간다. 이른바 트랜스미디어 전략이다.
빙그레우스가 단순 광고 캐릭터를 넘어, 웹소설·굿즈·밈으로 이어진 것도 확장의 한 예다. 불닭의 호치가 캐릭터 상품과 글로벌 캠페인으로 확산된 것도 마찬가지다. 이 흐름에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나 XR 경험이나 몰입형 이벤트가 더해진다면, 세계관은 더 깊고 넓게 확장될 수 있다.
마블이 영화에서 테마파크로 확장한 것도, 나이키가 운동화를 넘어 ‘스포츠 정신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세계관을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관은 곧 비즈니스의 엔진이다.
브랜드도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세계관 마케팅은 엔터테인먼트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타트업, 패션, 식품, 심지어 B2B 솔루션도 세계관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사람들을 깊이 끌어들이기 위해 몰입형 경험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IP의 세계관은 창작자가 혼자 쓰는 소설이 아니다. 팬과 함께 집필하는 공동 서사이며, 몰입형 테크를 통해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비즈니스의 생태계다.
세계관 없는 IP는 한순간 유행하는 드라마로 끝나지만, 세계관을 가진 IP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신화가 된다.
그리고 질문은 단순하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까?”
브랜드큐레이터 칼럼니스트 shshin@olimpla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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