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이후 뒤흔들린 검색·메신저 제국… 슈퍼앱 vs 탐색형 AI, 생존을 건 전환

 

네이버, 카카오 로고
네이버, 카카오 로고

 

4년간 월 사용시간 2시간 감소… 플랫폼 충성도 흔들

한때 국민앱으로 군림했던 네이버와 카카오톡의 체류시간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월 평균 사용시간은 2021년 8월 790분에서 2025년 8월 674분으로 감소했고, 네이버 앱도 같은 기간 600분에서 448분으로 떨어졌다.

이는 단순한 앱 피로도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숏폼 영상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이 제공하는 몰입형 콘텐츠가 사용자의 시간을 점점 더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챗GPT 이후, 검색 엔진의 힘이 약해졌다

숏폼에 이어 검색 시장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챗GPT의 등장 이후, 이용자들은 점점 더 검색 엔진보다 AI 챗봇의 요약 응답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정보형 검색은 “어떤 키워드로, 어떤 결과를 찾아야 할까”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질문하면 AI가 정리해주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네이버나 카카오 다음의 검색 트래픽과 클릭률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직면했다.

‘제로 클릭’ 확산… 검색 광고 수익에도 경고등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통 검색 엔진의 트래픽이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단순히 사용량이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제로 클릭 검색’ 즉,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클릭하지 않고 AI 요약만 보고 이탈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다.

이 현상은 구글조차 긴장하게 만들었고, 국내 플랫폼들 역시 검색광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유지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카카오, 챗GPT 품은 슈퍼앱으로 체류시간 되찾는다

카카오는 9월 23일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를 통해 챗GPT 내장 기능과 뉴스·콘텐츠 피드 도입 등 대대적인 개편을 발표한다.

이제 사용자는 카톡 대화창 안에서 바로 챗GPT와 대화하거나, 뉴스와 커머스를 포함한 피드를 스크롤하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용자가 카카오톡 앱을 벗어나지 않도록 붙잡기 위한 ‘체류시간 락인 전략’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탐색형 AI로 검색 경험을 바꾼다

네이버는 이미 AI 브리핑과 뉴스·쇼핑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AI 기능을 서비스 전반에 적용 중이다. 특히 최수연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정답형 검색에서 탐색형 검색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용자 생성 데이터(UGC)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AI 탐색 서비스의 강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네이버가 단순한 검색 플랫폼을 넘어, 사용자가 콘텐츠를 탐색하고 발견하고 머무를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체류시간 승부, AI보다 ‘일상 속 경험’이 결정한다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의 방향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사용자가 더 오래 머무는 앱을 만드는 것. 카카오는 대중성과 접근성으로, 네이버는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AI와 콘텐츠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플랫폼 전략을 모색 중이다.

체류시간 확보 경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 싸움의 승자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가로 판가름 날 것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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