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은 살리고, 현실감은 더하다

지난 2023년 할리우드에서 '나루토' 실사 영화 제작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데스틴 대니얼 크레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구체적인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실사화 작품은 원작이 가진 독특한 스타일과 감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자주 받았다. 그러나 수많은 시도는 원작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현실감을 더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과연 '실사화'는 단순 원작을 베끼는 작업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을 창조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을까.

원작을 훼손하던 과거

영화 '인어공주'는 전세게의 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    [사진] 디즈니

실사화는 원작 팬과 대중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디즈니의 여러 실사 리메이크작이 좋은 예다.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배경을 배우의 실사 연기와 포토리얼리즘에 기반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할 때, 원작 특유의 스타일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애니메이션의 과장된 표정이나 역동적인 움직임을 실사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색함이 발생했고, 이는 원작의 팬를 실망시키고 영화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2D와 3D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해법

기술의 발전은 2D와 3D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실사화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이제 제작진은 원작의 고유한 스타일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시각효과(VFX)를 택했다. 넷플릭스 '원피스' 실사판이 이 새로운 해법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불편한 골짜기'없는 실사화 작품은 너무도 오래걸렸다 

원작의 의상과 배경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실사 배우의 연기 위에 만화적 표현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시각효과(Hybrid VFX)'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원작 팬들이 가진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대중에게도 신선한 비주얼을 제공한다.

원작 팬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다

기술을 활용한 실사화는 원작 팬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는 효과적인 전략이 된다. 원작의 팬들은 기술력이 구현한 높은 완성도에 감탄하며, 원작의 고유한 스타일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 만족한다. 동시에, 실사 배우들의 연기는 원작을 모르는 일반 관객에게도 감정 이입을 돕고,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처럼 실사화는 단순한 작품 늘리기가 아니라, 원작의 가치를 확장하고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는 중요한 창작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선종호 칼럼니스트 pigbot9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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