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설계부터 실행·평가까지 통합 지원하는 에이전트 플랫폼… 한국 기업의 AI 전환 속도 높인다

오픈AI가 챗GPT를 기업 중심 플랫폼으로 재편한 데 이어, 이번에는 AI가 사람 대신 일하는 시대를 여는 도구를 내놨다.

현지시간 10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오픈AI 데브데이25(OpenAI DevDay 2025)’에서 오픈AI는 업무 자동화와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통합 툴킷 ‘에이전트 키트(AgentKit)’를 공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샘 알트먼 CEO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유튜브 캡처
이날 사회를 맡은 샘 알트먼 CEO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유튜브 캡처

이번 발표는 기업용 AI 플랫폼으로서의 챗GPT의 방향성을 구체화한 동시에, AI가 실질적인 ‘업무 동반자’로 작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AI가 ‘사람처럼 일하는’ 시스템, 클릭 몇 번으로 만든다

에이전트 키트는 단순한 개발 도구가 아니다.

AI를 활용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포하며, 성능을 평가·개선하는 전 과정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올인원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AI 자동화를 구현하려면 여러 API를 연결하고, 모델을 학습시켜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지만, 에이전트 키트에서는 이 모든 단계를 시각적인 인터페이스 안에서 블록을 쌓듯 구성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코딩 없이 AI 에이전트가 만들어지는 시현을 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유튜브 캡처
실시간으로 코딩 없이 AI 에이전트가 만들어지는 시현을 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유튜브 캡처

오픈AI 개발팀은 행사 현장에서 단 8분 만에 DevDay 현장 일정 정보를 안내하는 에이전트 ‘Ask Froge’를 직접 제작해 시연하며, ‘코딩 없이 AI 에이전트를 완성하는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AI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에이전트 키트의 핵심”이라며 “이제 기업은 업무를 하나의 ‘대화형 프로세스’로 설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전트 빌더에서 챗킷까지… ‘업무 자동화의 도구상자’

에이전트 키트는 ▲시각적으로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는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기업 앱에 쉽게 붙일 수 있는 챗킷(ChatKit) ▲에이전트의 성능을 자동으로 측정·최적화하는 에이전트 평가 시스템(Evals) ▲내부 시스템과 외부 API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커넥터 레지스트리(Connector Registry)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기업은 업무 담당자에게 맞춘 AI 비서, 고객센터 자동 응답, 실시간 데이터 분석 도우미 등을 몇 분 만에 개발할 수 있다.

즉, AI가 단순히 “대답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직원의 일을 함께 처리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파트너로 역할이 확장되는 것이다.

미국 유통·CRM 기업들이 먼저 활용… “AI는 이미 일하고 있다”

오픈AI는 이번 행사에서 실제 기업 적용 사례도 공개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알버트슨스(Albertsons)는 에이전트 키트를 이용해 매장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특정 품목의 매출이 급감했을 때 자동으로 원인을 진단해 조치안을 제안하는 에이전트를 구축했다.

과거에는 보고서 작성과 회의에 수시간이 걸렸던 프로세스가, 이제는 “아이스크림 매출이 왜 줄었지?”라는 한 문장으로 해결된다.

또한 CRM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팟(HubSpot)은 고객 문의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AI 비서를 에이전트 키트로 개발해 운영 중이다.

AI는 단순히 ‘답변하는 존재’를 넘어, 고객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해결책을 제안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 사례들은 “AI가 사람을 돕는 도구”에서 “AI가 일하는 동료”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도 ‘에이전트 전환기’ 맞이… 자동화의 진입장벽 무너진다

이번 에이전트 키트의 등장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 인력이 제한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시각적인 인터페이스만으로 AI를 도입할 수 있게 된 점이 주목된다.

ERP(전사관리), CRM(고객관리), 물류관리 등 내부 시스템과 챗GPT 기반 에이전트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어, 반복 업무 자동화·고객 상담 자동화·보고서 작성 자동화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픈AI는 또 에이전트의 윤리적·보안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가드레일(Guardrail) 기능도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개인 정보 보호, 잘못된 답변 방지 등 기업 환경에 필요한 안전 장치를 기본 탑재했다는 점에서,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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