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며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도 프로그래밍과 디지털 리터러시는 이제 ‘필수’가 됐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교육 인프라가 부족해 디지털 격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의코딩 협동조합’이 2023년 12월 강원도를 거점으로 출범했다.
강릉메타버스체험관에 입주한 모두의코딩은 강원도 내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메타버스 분야로 교육을 확장하고 있다. ‘창업과 코딩은 비슷하다’는 독특한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활동 중인 윤정환 모두의코딩 협동조합 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모두의코딩 협동조합, “작은 학교에도 디지털 기회를”
“모두의코딩 협동조합은 강원도 내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023년 12월 출범했습니다. 교육 및 코딩 전문가 5명이 함께 학생들의 논리력과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을 위한 커리큘럼을 직접 개발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특히 ‘작은 학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생 수 60명 이하의 학교를 작은 학교로 분류하는데요. 규모가 작아 디지털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한 곳을 찾아가 누구나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 “엔트리부터 파이썬까지, 생성형 AI로 문제 해결력 강화”
“기초부터 심화까지 폭넓은 소프트웨어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합니다. 엔트리·스크래치 같은 블록 코딩부터 햄스터, 마이크로비트, 아두이노, 파이썬, 라즈베리 파이 등 다양한 툴을 활용해 학생들이 코딩 개념을 익힙니다. 또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코드 통합이나 디버깅을 보조하는 수업도 진행합니다.
2025년부터 강릉고등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맡게 되었는데요. 약 6회(회당 4시간) 과정으로, 아두이노 기초 예제부터 결과물 제작까지 이어집니다. 예제를 결합하고 오류를 해결할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죠.
2025년 1월, 고성 대진중학교에서 파이썬 수업을 진행했을 때도 비슷했어요. 요즘은 문법을 외우기보다 기본만 빠르게 익히고, LangChain을 활용해 AI 챗봇을 직접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학생들은 각자 챗봇에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입히고 배포까지 경험했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 “창업과 코딩, 결국 ‘문제를 구현하는 과정’이 닮았다”
“‘창업과 코딩이 비슷하다’는 철학은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하고 구현하는 과정이 둘 다 유사하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부산에서 중소 교육기업 근무 시절, 사업 기획부터 보고서 작성, 결과물 개발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는데, 그 경험이 ‘창업 로직’과 ‘코딩 프로젝트’가 본질적으로 같다는 통찰을 줬습니다.
창업의 시장 조사는 코딩에서의 사용자 분석이고, 프로토타입 테스트는 코드 디버깅과 유사하죠. 결국 창업이든 코딩이든 끊임없이 문제를 실험하고 해결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입니다.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 모두의코딩만의 철학과 커리큘럼이 완성됐습니다.”
■ “노벨 엔지니어링, 스토리로 배우는 공학 교육”
“노벨 엔지니어링(Novel Engineering)은 소설 속 이야기를 기반으로 문제를 찾고, 이를 공학적으로 해결하는 수업 모델입니다. 학생들이 이야기 속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면서 자연스럽게 코딩을 배웁니다.
이 방식으로 수업 집중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학생이 주체적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코딩을 통해 해결책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몰입이 생기거든요.”
■ “XR 교육, 엑스루(XROO)로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다”
“강릉시가 최근 메타버스 교육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강릉메타버스체험관이 개관하면서, 저희도 3층에 입주해 코딩 교육을 병행하고 있죠.
그러던 중 ‘코딩과 메타버스를 어떻게 접목할까’ 고민하다가, 2024년 10월 17~19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KMF 2024(코리아 메타버스 페스티벌)에 참가했습니다. 그곳에서 올림플래닛의 XR 콘텐츠 저작 툴 ‘엑스루(XROO)’를 접했어요.
엑스루는 설치가 필요 없는 클라우드 기반 XR 저작 도구로, UI가 직관적이라 초등학생도 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공간 데이터를 불러와 가상 공간을 만들고, 언리얼 엔진·유니티로 만든 3D 모델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엑스루를 ‘메타버스 분야의 챗GPT’라고 부를 만큼, 접근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 “AI와 XR의 융합, 메타버스 교육의 새로운 길”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산업 투자가 줄며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메타버스의 조력자가 되고 있습니다.
AI는 메타버스 구현의 가장 큰 과제였던 개발 인력과 비용 문제를 해결해주죠. 예를 들어 AI 기반 2D→3D 변환 툴을 사용하면 한 사람이 빠르게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AI와 XR을 결합한 융복합 교육은 학생들에게 메타버스 구현을 훨씬 간단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가상 공간을 AI로 구현하고 3D 오브젝트를 제작·배치하면서,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죠.
이 과정이 관광, 지역경제 등 현실 문제 해결과 연결된다면 교육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 “AI 리터러시, 딥테크 시대의 핵심 교육 가치”
“모두의코딩 협동조합은 처음엔 코딩 교육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메타버스·데이터 활용 등 딥테크 교육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등장한 DeepSeek 같은 AI 모델을 보며,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 것보다 AI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어요.
AI는 ‘양날의 검’입니다. 사람을 돕는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쓰이면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AI 리터러시(AI Literacy)’, 즉 AI를 윤리적으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을 강조합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입니다. 이 도구를 어떻게 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죠.
서울에 가지 않아도 강원도 어디서든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저희 모두의코딩 협동조합이 직접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immersive+ 칼럼니스트 mkt@olimpla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