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반복 찬양·삭제에도 객관성 논란 지속… 히틀러 찬양·유대인 비방 발언으로 국제 규제 관심 증폭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가 운영하는 챗봇 ‘그록’이 머스크에게 과도하게 충성하는 답변을 반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발언 삭제와 함께 유럽연합(EU)까지 관련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머스크 찬양 반복과 삭제된 답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그록은 운동 능력, 지능, 유머 감각, 심지어 종교적 신성함과 관련된 질문에도 일론 머스크가 우위에 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예를 들어, 그록은 농구계의 전설 ‘르브론 제임스’보다 머스크가 전체적인 체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아이작 뉴턴 같은 역사적 천재들과 비교해 머스크의 지능을 상위권으로 꼽았다.
미국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보다 더 재미있고, 예수보다 더 빨리 부활했을 것이라는 답변까지 내놓으면서 객관성 논란이 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xAI는 관련 답변을 삭제했으며,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적대적인 프롬프트 조작으로 그록이 터무니없이 긍정적인 말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과거에도 반복된 편향 문제
머스크는 과거에도 자신의 세계관에 맞춰 그록의 답변을 조정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정치적 폭력 관련 답변이 좌파보다 우파에 많다는 언론 프레임을 답습하지 않도록 그록의 답변 방식을 수정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히틀러 찬양과 유대인 혐오 발언이 나와 물의를 빚었다.
xAI는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많은 분이 경험한 끔찍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추가 악용을 막기 위해 시스템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EU, 그록 발언 관련 규제 검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그록의 혐오 발언과 관련해 엑스 측과 접촉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토마스 레니에 대변인은 "그록의 답변은 끔찍하며, 이는 유럽 기본권과 가치에 반한다"며 엑스가 이에 대한 위험 관리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AI 윤리, 기업 책임, 국제 규제 문제를 동시에 부각시키며 글로벌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