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AI 동반자 시대’ 선언

“검색은 이제 단순한 정보 탐색이 아닙니다. AI가 직접 이해하고 실행하는 엔드-투-엔드 지능형 경험이죠.”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사진=연합뉴스)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사진=연합뉴스)

이는 단순한 기술 설명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용자가 ‘무엇을 검색할지’ 고민하고 ‘어떤 답을 고를지’ 판단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이제는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대신 정보를 수집·분석·정리한 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형태’로 내놓는다는 선언이다. 검색창은 더 이상 질문을 입력하는 창이 아니라, AI와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AI 검색의 재정의…‘AI 모드’로 검색이 진화하다

이번에 공개된 AI 모드는 지난해 일부 사용자에게 제공되던 ‘AI 오버뷰’의 확장판으로, 최신 모델 ‘제미나이 2.5’를 기반으로 구현됐다. 특히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영상, 이미지까지 입력 가능한 멀티모달 검색으로 진화해 이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사용자는 검색어 대신 일상어로 문장을 입력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궁금한 장면을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AI는 이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요약된 결과를 제공한다.

특히 웹상의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탐색하고, 종합해 구조화된 보고서를 제공하는 ‘딥 서치’ 기능이 주목받았다. 이제 검색은 정보 제공을 넘어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 도우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제미나이 울트라’ 공개…초거대 모델 경쟁에 본격 참전

구글은 자사의 최신 LLM(대형 언어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Gemini Ultra)’도 처음 공개했다. 이는 구글 AI 기술의 총집합체로, ‘구글 AI 울트라’ 요금제를 통해 월 249.99달러에 미국에서 먼저 서비스된다.

해당 요금제에는 AI 모드를 포함해 이미지·영상 생성 기능, 에이전트 기술 등이 통합 제공된다. 초거대 모델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구글은 ‘폭넓은 기능성과 정확성’을 앞세워 오픈AI, 앤트로픽, 메타 등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영상 생성도 고도화…‘이마젠4’와 ‘비오3’

이번 I/O에서는 고화질 생성형 콘텐츠 기술도 대거 소개됐다.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4(Imagen 4)’는 정밀한 디테일, 감정 표현, 그리고 포토리얼리즘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영상 생성 모델 ‘비오3(Veo 3)’는 장면 구성뿐 아니라 사운드, 내레이션, 편집까지 AI가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 기능들은 창작자와 광고업계, 영화 제작자들에게 전문 지식 없이도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도구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행동하는 시대’…에이전트 기술 ‘마리너’와 ‘아스트라’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키워드는 ‘에이전트(Agent)’였다. ‘프로젝트 마리너(Project Mariner)’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항공권을 예매하거나, 식당을 예약하고, 쇼핑까지 처리해주는 실행형 AI다. 단순히 답변을 제공하는 챗봇이 아니라, 행동까지 이어지는 AI라는 점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보다 진일보한 기술은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다. 구글은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AI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며, 이날 시제품을 첫 공개했다. 이 안경은 카메라와 마이크로 이용자의 시야와 소리를 인식하고,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이해해 반응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무엇인가를 바라보며 "이게 뭐야?"라고 말하면, 안경이 이를 즉시 파악하고 답변해주는 방식이다.

구글의 프로토타입 안경 데모 버전. AI 어시스턴트와의 통합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미지=Google) 
구글의 프로토타입 안경 데모 버전. AI 어시스턴트와의 통합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미지=Google) 

영상 요약하는 노트 앱…모바일로 확장된 ‘노트북 LM’

정보 정리 AI 도구인 ‘노트북 LM(Notebook LM)’도 이번에 모바일 앱으로 출시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능은 유튜브 영상 요약이다. 영상 링크를 붙여 넣기만 하면, AI가 자동으로 주요 장면과 핵심 내용을 정리해준다. 학습자, 연구자, 기자,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등 정보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방향은 ‘AI 동반자’…검색창 너머로 확장된 인공지능

이번 I/O 2025는 단순한 제품 발표를 넘어, 구글이 AI 전략의 중심축을 전환했음을 공식화한 자리였다. 검색, 콘텐츠 생성, 에이전트 기능, 정보 요약까지 AI의 역할은 특정 기능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확장됐다. 구글은 이를 통해 ‘도구로서의 AI’에서 ‘실행 주체로서의 AI’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AI는 더 이상 사용자의 손끝에 머무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를 대신해 세상을 탐색하고 행동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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