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엔비디아 파빌리온 전시관에서 방문객들과 주사위 놀이한 로봇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 엔비디아가 ‘엘리스’를 지목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CT 전시회 ‘컴퓨텍스 2025’에서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에이로봇’의 엘리스(ELICE)가 엔비디아의 초청을 받아 공식 전시관에 등장했다. 이는 단순한 전시 참여를 넘어 엔비디아 로봇 생태계의 신뢰와 선택을 입증한 순간이다.

엔비디아가 직접 초대한 亞 스타트업 16곳 중 하나

엔비디아는 올해 컴퓨텍스 전시관을 통해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 16곳을 엄선 초청했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은 에이로봇과 콕스웨이브 단 두 곳뿐이다. 나머지는 대만(9곳), 싱가포르(3곳), 일본·미국 각 1곳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엔비디아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COSMOS)’ 플랫폼을 학습한 로봇이 실물로 전시됐다는 점이다. 엘리스는 이 플랫폼을 통해 인간의 제스처, 표정, 상호작용 패턴 등을 학습했고, 현장에서는 관람객과 주사위 게임을 통해 직접 소통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왼쪽부터 한재권 한양대에리카 로봇공학과 교수, 엔비디아 관계자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사진=에이로봇)
왼쪽부터 한재권 한양대에리카 로봇공학과 교수, 엔비디아 관계자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사진=에이로봇)

엘리스, 왜 엔비디아에 선택받았나

엘리스는 키 160cm, 무게 45kg의 인간형 로봇이다. 단순한 ‘말하는 기계’가 아닌, 인간과 유사한 행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수행할 수 있는 ‘소셜 AI 로봇’으로 설계됐다.

엔비디아가 전시관에 배치한 엘리스는 현장에서 관람객과 게임을 하고, 물을 건네며, 감정을 나누는 방식의 데모를 수행했다. 이처럼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은 코스모스 기반 AI 모델의 실제 구현체로서 엔비디아가 지향하는 미래 로봇 생태계의 핵심 사례라 할 수 있다.

“CES 무대에 없었던 K-로봇, 이번엔 엔비디아가 불렀다”

의미는 더 깊다. 지난 1월 CES 2025에서 젠슨 황 CEO의 키노트에는 한국 로봇이 전무했다. 중국, 미국, 유럽 로봇들이 무대를 채웠던 당시와 달리, 이번 컴퓨텍스에서는 엔비디아가 자발적으로 ‘엘리스’를 부른 것이다.

이는 곧 한국 휴머노이드 기술의 경쟁력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한재권 한양대 에리카 로봇공학과 교수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한 에이로봇은 최근 포스코이앤씨, HD현대미포조선 등과 잇달아 협력에 나서며 산업 현장용 로봇 보급을 준비하고 있다.

엘리스가 참여한 엔비디아 파빌리온은 이번 컴퓨텍스에서 전 세계 1,500개 이상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관람객들의 방문률이 가장 높은 부스 중 하나로 꼽혔다. 엔비디아가 직접 선별한 스타트업 16곳 중 실제 ‘로봇 실물 시연’을 진행한 기업은 에이로봇이 유일하다. 이는 K-로봇이 엔비디아 AI 생태계에서 실질적 기술 검증과 글로벌 시장 진입 기회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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