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8일, Figure AI는 실리콘밸리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아키텍처 ‘Helix’를 공식 발표하며 피지컬 AI 시장의 판을 다시 짰다. 이 발표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자율형 로봇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OpenAI,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로부터 총 6억 7,500만 달러라는 압도적인 투자를 유치한 Figure는 기술만큼이나 주목받는 자금력을 기반으로, 지금 이 순간 가장 현실에 가까운 AI 휴머노이드를 구현하고 있다.
Figure 01, 그리고 충격의 데뷔
Figure가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2024년 초였다. 테슬라 공장에서 인간 작업자와 나란히 서서 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 01’의 영상이 공개된 직후, “로봇은 더 이상 미래의 상징이 아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회자됐다.
Figure 01은 반복 동작의 재현을 넘어, 공간을 인식하고 작업 흐름에 맞춰 행동을 조절하는 초기 자율성이 구현된 모델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진짜 승부수는 1세대 로봇이 아닌, 2025년 공개된 차세대 시스템에 있었다.
Figure 02와 Helix: 전용 AI 뇌를 이식받은 로봇
2025년 4월 18일 발표된 Helix는 기존의 범용 언어모델, 특히 OpenAI의 GPT 계열을 기반으로 한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자 아키텍처다. Helix는 언어 처리보다는 현실 환경에서의 로봇 제어에 특화된 피지컬 AI로 설계되었으며, 초당 200회의 반응 속도를 바탕으로 손가락, 관절, 몸통까지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역동성을 지녔다.
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Figure 02’는 인간의 음성 명령을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눈앞의 사물을 식별한 뒤 문을 열고 물건을 정리하며, 심지어 다른 로봇과도 협업할 수 있는 고차원적 작동 능력을 갖췄다. 이제 로봇은 단순 기계가 아니라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동료’가 된 셈이다.
산업 현장에 진짜로 들어간 AI
Figure는 자사 로봇을 연구실이 아닌 현장 중심의 기술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들은 테슬라에 이어 물류, 제조, 건설 등 노동 강도가 높은 산업 영역에서 휴머노이드를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한다.
Figure 02는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 중이다. 기술 쇼케이스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녹아드는 것. 이것이 바로 피지컬 AI의 진짜 출발점이다.
왜 지금 Figure가 중요한가
피지컬 AI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인다’는 시각적 임팩트 때문만은 아니다. Helix처럼 특정 목적에 맞게 설계된 AI 아키텍처가 구현될 경우, 로봇은 단순 도구를 넘어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판단하며, 현장의 유연한 요소로 기능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Figure는 이 복잡한 과제를 풀어내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하드웨어', '인공지능', '실사용 사례'를 동시에 쥔 기업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스타트업을 테크 업계의 거물들이 ‘선택한 이유’다.
피지컬 AI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Helix의 발표는 기술적 성취를 넘어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신호탄이다. Figure는 “AI에 몸을 부여한다”는 철학을 기술로 실현해냈고, 이제 그들이 만든 로봇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