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유료 이용 경험 7배 증가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9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4년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0%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년 대비 11.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국민 4명 중 1명이 AI와 직접 상호작용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유료 구독자라는 것이다. 생성형 AI 유료 이용 경험은 7%로, 2023년 0.9%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단순 체험을 넘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AI를 적극적으로 도구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검색도, 고민 상담도 다 AI한테 묻는다
AI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검색 효율성’(87.9%)이었다. 그러나 ‘일상 업무 지원’(70.0%), ‘대화 상대’(69.5%)를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이는 생성형 AI가 단순한 검색 엔진을 넘어, 사용자와 협업하고 교감하는 디지털 동반자로 자리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텍스트는 기본, 음악·그림까지 ‘AI 풀코스’ 시대
활용 방식도 진화 중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텍스트 생성이 81.0%로 압도적이었지만, 올해는 텍스트(57.2%), 음성·음악(21.4%), 이미지(11.8%) 등으로 분산되었다. AI는 이제 글쓰기 도우미를 넘어, 창작 전반을 보조하는 멀티미디어 파트너가 되고 있다.
“일자리 뺏기고, 창의성 죽는다”…확산 뒤의 불안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높은 지식 수준이 필요할 것 같아서’(65.2%), ‘개인정보 유출 우려’(58.9%), ‘복잡해 보인다’(57.3%) 등이 꼽혔다.
한편, AI 기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일자리 대체(60.9%), 창의성 저하(60.4%), 저작권 침해(58.8%), 범죄 악용(58.7%) 등 AI 확산에 따른 사회적 불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AI 추천은 좋지만…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포털(72.1%)과 유튜브(71.3%) 등 AI 추천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불법정보 노출(포털 47.4%), 개인정보 유출 우려(유튜브 48.2%)도 주요 우려로 지목됐다. 특히 알고리즘 추천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는 전체 응답자의 69.8%에 달했으며, 이는 2년 전보다 1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용자들이 알고리즘의 편의성보다 신뢰성과 설명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도, 병원도, 쇼핑도…우린 이미 AI에 둘러싸였다
지능정보 기술의 활용은 소비(53.9%), 금융(51.7%), 미디어(37.8%)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헬스(37.4%)와 의료(19.7%) 분야의 이용률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AI는 이미 정보 도구를 넘어, 일상 의사결정과 서비스 체감의 중심에 들어서고 있다.
기술은 달리고, 정책은 뒤처지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 확산 속도에 맞춰, 제도적 보완 요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응답자의 63.7%는 “AI 추천이 공익을 해칠 경우 정부가 제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2년보다 10.1%포인트, 2023년보다 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 인식과 우려를 면밀히 검토해, AI 시대에 부합하는 이용자 보호 정책 마련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