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아마존·월마트의 구조조정이 던지는 질문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7월 초 수천 명 규모의 추가 감원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 단행된 6천~7천명 감원에 이은 것으로, 단 두 달 만에 재차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다.
이번 감원은 영업 부문 중심이지만 전사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블룸버그는 MS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AI 투자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에는 무려 1만 명을 감원했던 MS는 2024~2025년 회계연도에도 AI 인프라에 대한 자본 지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MS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조직의 유연성과 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감원을 정당화하고 있다.
아마존 CEO, AI 도입으로 “사무직 줄어든다”
같은 날, 로이터는 아마존 CEO 앤디 재시가 전 직원 이메일을 통해 “향후 몇 년간 회사 전반에 걸쳐 사무직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AI가 반복적 업무를 대체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이미 1천 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실무에 투입하거나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며, AI가 기존 직무 구조를 대체하는 현실적인 전조로 해석된다.
월마트·듀오링고도 AI 인력 대체 전략 도입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 상장사들이 지난 3년간 사무직 인력을 약 3.5% 줄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월마트는 지난 10년간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증가했다. AI를 활용한 의류 생산 일정 단축 등이 이러한 성과를 이끈 주요 배경이다.
외국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는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대신하도록 하며 계약직 고용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또한 쇼피파이는 신규 인력 요청 시 “AI가 그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채용 프로세스 자체가 AI 적합성 여부를 기준으로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잉 인력’ 인식 확산, 일자리 패러다임 전환기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산업 전반의 노동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WSJ는 “직원이 너무 많은 것이 조직 효율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라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술 혁신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나 ‘보조’ 수준이 아니라, 본질적 재구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전망은 엇갈려… “AI가 절반 없앤다” vs “새 직무 생긴다”
AI 시대의 일자리에 대한 전망은 양극단을 오간다.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AI가 향후 5년간 모든 신입 사무직의 절반을 없애고, 실업률은 최대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구글 딥마인드 CEO이자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새로운 형태의 고부가가치 직무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기술 낙관론을 펼쳤다.
분명한 것은 기술은 일자리를 바꾸고 있으며, 우리는 그 변화의 속도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자리를 잃을 것인가, 진화시킬 것인가
기업들이 AI를 인건비 절감 수단으로만 바라본다면, 사무직 중심의 중산층 일자리는 급속히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속도를 인식하고 개인과 기업이 '진화'를 선택한다면, AI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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