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오클리와 협업한 ‘AI 스마트 안경’ 공개...웨어러블 플랫폼 확장 신호탄

메타(Meta)가 20일(현지시간), 스포츠 브랜드 오클리(Oakley)와 손잡고 AI 스마트 안경 ‘Oakley x Meta HSTN(하우스틴)’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레이밴 시리즈에 이은 두 번째 합작 모델로, 스포츠·아웃도어 환경에 최적화된 웨어러블 컴퓨팅 장치라는 점에서 플랫폼 전략 확장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프로세싱·배터리 성능 대폭 강화…모바일 독립성 높여

기존 레이밴 모델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 지속 시간과 처리 능력이다. HSTN 모델은 최대 8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이는 기존 제품 대비 약 2배 향상된 수치다. 메타는 별도의 SoC(System on Chip) 스펙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3K 해상도 비디오 처리 및 메타 AI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연산 처리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IPX4급 방수 기능을 적용해 실외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하며,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안경 자체에서 촬영, 저장, 통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스마트폰과의 종속성을 줄이고 독립 실행형 디바이스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Meta AI와의 음성 인터페이스 통합…멀티모달 입력 실험 지속

HSTN 안경은 Meta AI 어시스턴트와의 통합으로 시각 입력 + 음성 명령 기반의 멀티모달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사용자 질문에 대한 실시간 응답, 주변 사물 인식, 언어 번역 등의 기능은 AI가 온디바이스로 처리하는지 또는 서버 기반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대화형 UI 흐름을 모바일 앱과 연동해 확장하는 구조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WhatsApp 및 Messenger와의 음성 메시지 송수신 기능, Facebook 및 Instagram 라이브 연동, Spotify, Apple Music, Amazon Music 스트리밍 컨트롤 등이 탑재되어 있어, 스마트 안경을 하드웨어 플랫폼이 아닌 ‘AI 중심 인터페이스 기기’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시각화된 프라이버시 설계 및 접근성 강화

이번 제품은 전면에 촬영 시 점등되는 캡처 LED를 기본 탑재하고, LED가 가려질 경우 센서 기반의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공공장소 사용성의 균형을 고려한 설계로, 스마트 글래스의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한 진화로 볼 수 있다.

또한,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Be My Eyes 네트워크 연동, 음성 기반 제어 기능, AI 기반 시각 해설 등의 접근성 요소도 탑재해, 단순 기능 추가를 넘어 스마트 안경의 사용 대상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됐다.

‘메타 AI+웨어러블’ 플랫폼 띄우기 위한 과도기적 기기

HSTN은 단순한 패션 소품이 아닌 AI 기반 컴퓨팅 플랫폼의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독립된 앱 생태계는 아직 구축되지 않았지만, 음성 인터페이스와 멀티모달 처리 실험은 메타가 XR 글래스 시대를 대비해 입력방식 전환 실험을 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전용 OS, 콘텐츠 API, 디바이스 간 AI 연동 등 웨어러블 플랫폼으로의 구조적 전환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제품은 ‘프리미엄 액세서리’에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메타가 HSTN을 통해 AI 디바이스 시장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가격 및 출시 일정

기본형 가격: 399달러

한정판(금색 장식 모델): 499달러

출시 일정: 미국 기준 7월 11일부터 한정판 사전 예약 시작, 기본형은 수개월 내 순차 출시

프레임 색상: 웜 그레이, 블랙, 브라운 스모크, 클리어

도수 렌즈 교체 옵션 및 Meta View 앱을 통한 설정·관리 기능 포함

판매 국가: 미국, 캐나다, 유럽 주요국, 호주 등 15개국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