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오픈AI, 챗GPT 사용자 데이터 150만 건 분석
〈HOW PEOPLE USE CHATGPT〉

실제 사용 행태를 추적한 최초의 사회과학적 챗봇 연구

하버드대 경제학자 데이비드 데밍(David Deming) 교수와 오픈AI 연구팀은 공동으로 약 150만 건의 실제 챗GPT 대화 기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2024년 5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약 130만 명의 사용자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챗봇의 사회적 영향과 이용 행태를 주제·동기·인구통계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류한 최초의 대규모 행태 분석 보고서다.

“코딩보다 조언”... 챗GPT의 주 사용 목적은 실용 정보

상위 3개 사용 목적이 전체 이용의 78% 차지했다. 연구에 따르면 챗GPT 사용자의 주요 이용 목적은 ▲실용 조언(Practical Guidance), ▲정보 탐색(Information Seeking), ▲글쓰기 보조(Writing)로 나타났다.

실용 조언 28.8%, 정보 탐색 24.4%, 글쓰기 보조 23.9%를 기록했다. 

이 세 가지가 전체 대화의 약 78%를 차지한 반면, 일반적으로 많이 연상되는 코딩 요청 비율은 4% 미만이었다. 이는 챗GPT가 기술 도구라기보다 일상과 밀접한 조언형 인터페이스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챗봇은 기술 전문가보다 일반인의 생활적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무용에서 생활용으로”… 챗GPT 이용 목적 변화

챗GPT 사용 목적은 1년 사이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2024년 6월 당시에는 전체 이용자의 47%가 업무 목적으로 챗봇을 사용했지만, 2025년 6월에는 해당 비율이 27%로 감소했다. 이는 챗GPT가 직장 내 도구에서 벗어나, 일상 속 개인 어시스턴트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챗GPT와의 대화 주제를 분석한 결과 에세이와 이메일, 이력서 작성 도우미 역할이 가장 많았다. 
챗GPT와의 대화 주제를 분석한 결과 에세이와 이메일, 이력서 작성 도우미 역할이 가장 많았다. 

이용자들은 ‘회의록 정리’보다 ‘퇴사 메일 작성’, ‘코드 디버깅’보다 ‘이직 전략 조언’ 같은 비공식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고민 해결에 더 자주 챗GPT를 찾고 있다.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으로… 사용자 지형 대전환

사용자 성별과 연령 분포도 크게 달라졌다.

연구 초반에는 남성이 전체 사용자의 80% 이상을 차지했지만, 2025년 중반에는 여성 사용자 비중이 52%로 역전되었다. 또한 18~25세 Z세대가 전체 이용자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등, 챗GPT는 특정 기술 집단을 넘어선 보편적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확산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챗봇이 대중 인터페이스로서의 기능을 본격화한 신호”로 해석했다.

‘묻기-실행-표현’... 인간 대화의 구조를 따르는 챗GPT

하버드 연구팀은 챗GPT 대화를 ‘동기’ 기준으로 ▲질문(Asking), ▲행동(Doing), ▲표현(Expression)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전체 대화의 49%가 정보를 ‘묻는’ 데 쓰였고, 40%는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11%는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챗GPT가 단순한 명령 수행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의사 결정·표현·정리 욕구를 수용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MAU보다 중요한 건 세션 당 체류 시간과 대화 품질

이번 연구는 기술 기업에게도 명확한 전략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챗봇 사용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방문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고 오래 사용했는가’라는 점이다.

기존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보다 대화 세션당 체류 시간, 주제 전환, 대화 밀도 등 몰입형 지표가 훨씬 중요한 성과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일반인에게 챗봇은 복잡한 기능보다 직관적인 질문-응답의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맥락 기반 인터페이스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에서 찾은 데이터 인사이트

항목 수치 또는 변화
전체 대화 수 1.5백만 건 (약 130만 명 사용자)
상위 3가지 사용 목적 실용 조언, 정보 탐색, 글쓰기
코딩 비중 4% 이하
업무 목적 사용률 2024년 6월 47% → 2025년 6월 27%
성별 구성 초창기 남성 80% → 2025년 여성 52%
Z세대 비중 18~25세가 전체의 약 절반
대화 동기 분포 묻기 49%, 실행 40%, 표현 11%

챗봇 전략, 지금 바뀌어야 할 3가지

1. 검색형 고객센터는 한계에 도달했다

→ 챗GPT의 대화 패턴에 맞춘 조언형 FAQ 구조 도입 필요

2. ROI는 개발팀보다 콘텐츠·CS 부서에서 시작된다

→ 보고서, 교육자료, 상담대본 작성 등의 문서 자동화가 핵심 성장 동력

3. UX는 더 직관적이고 감정친화적으로

→ Z세대·여성 사용자 중심의 감성적 질문 흐름과 대화 시나리오 설계가 관건

챗봇은 이제 기능이 아니라 ‘대화 습관’이다

하버드와 오픈AI가 공동으로 발표한 이번 연구는 챗GPT에 대한 기술적 환상을 넘어, 실제 사용자의 언어와 행동이 AI와 어떻게 접속하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지도라 할 수 있다.

코딩 툴에서 생활 조언까지. 직장인의 비서에서 이제는 Z세대의 대화 상대가 된 챗GPT. 이제 중요한 건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가 아니라, “기업은 사람들의 새로운 대화 습관에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기술의 진화보다 사용자의 진화가 더 빠르다.

보고서 원문 보기☞ 〈HOW PEOPLE USE CHATGPT〉

테크풍운아  칼럼니스트  scienceaza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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