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보이, 사진=닌텐도 공식 유튜브
버추얼 보이, 사진=닌텐도 공식 유튜브

30년 만의 귀환

1995년 실험적인 입체 영상 게임기로 출시되었던 버추얼보이(Virtual Boy)가 오는 2월 17일,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 추가팩 전용 서비스로 돌아온다. 당시 특유의 빨간색 단색 디스플레이로 3D 효과를 구현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상업적으로 실패를 겪었다.

이번 재출시에는 마리오 테니스, 갤럭틱 핀볼, 텔레로 복서 등 총 15개 타이틀이 순차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전용 하드웨어는 오리지널 모델(99.99달러, 약 14만원)과 종이 모델(24.99달러, 약 3만 5000원)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된다.

과거의 실패, 현재의 기회

한때 상업적 실패로 기록된 기기지만, 30년이 지나 리마스터를 통해 새로이 출시되는 모습이 흥미롭다. 원작 버추얼보이가 실패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빨간 단색의 입체 화면은 눈의 피로를 유발했고, 거치형 특성 때문에 조작·사용 방식도 불편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굳이 이걸 사용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출시 예정 게임, 사진=닌텐도 공식 유튜브
출시 예정 게임, 사진=닌텐도 공식 유튜브

콘텐츠가 관건, 재미를 살릴 수 있을까?

핵심은 역시 콘텐츠다. 현재 닌텐도는 스위치라는 보편화된 플랫폼 위에, 닌텐도의 IP 포트폴리오와 구독 기반 채널인 '스위치 온라인'이 있어 보다 편리한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다. 문제는 '옛 그대로'를 내놓는다면 호기심은 끌 수 있어도 지속성은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닌텐도가 타이틀을 단순 복각에서 끝내지 않고, 조작성이나 연출, 사용자 경험을 현대적 감성에 맞게 재구성한다면 ‘단순한 향수 판매’를 넘어 실질적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

하드웨어, 편리함은 여전히 숙제

하드웨어적인 측면 역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거치형 구조와 단색 디스플레이의 불편함은 여전히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리지널 기기는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운 제품이 될 수도 있다.

종이 모델과 같은 접근성 높은 액세서리가 진입 장벽을 낮춰 주고 구독 모델(스위치 온라인)로 배포되는 것도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계속해서 유저가 플레이할 만큼의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세 가지 시험대

결국 결과는 3가지에 달렸다. 첫째, 어떤 게임을 어떻게 재구성했느냐. 둘째, 편리한 조작감을 제공하느냐. 셋째, 마케팅이 향수를 자극하되 새로운 유저 경험을 약속하느냐.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봤을 땐, 향수와 충성심에 기댄 복각에 가까워 보인다. 다만 이번 시도가 향후 어떤 반응과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테크스테이지 칼럼니스트  jshee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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