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두뇌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상용화를 향한 전환점에 들어선 것으로, 중국 등 경쟁국이 선점하려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LG그룹의 의지가 드러난다.
HS사업본부 내 전담 조직 신설
LG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HS사업본부에 로봇플랫폼 선행 연구 조직을 신설했다. 이곳은 로봇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첨단 SW를 전담하며, CTO 산하 로봇선행연구소에서 활동해온 최정예 개발 인력이 투입된다. 연구조직 리더는 김영재 수석연구위원(상무)으로, 그는 애플·퀄컴·벨로다인라이다를 거쳐 LG전자에서 로봇 군집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해온 전문가다.
가정용 로봇, 산업·상업용보다 더 복잡한 과제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은 산업용·상업용 로봇보다 훨씬 다양한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센서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인 반응 속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LG는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 SW에 특화된 독립 조직을 전면 배치했다.
그룹 차원의 협력 체제 가동
LG그룹은 LG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긴밀한 협력을 준비 중이다. LG이노텍은 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 모듈을 생산해 피규어AI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LG AI연구원은 자체 AI 모델 ‘엑사원(Exaone)’에 비전 기능을 강화해 KIST와의 공동 휴머노이드 연구를 지원한다. 구광모 회장 역시 지난해 미국 출장에서 글로벌 로봇 기업들을 직접 찾으며 휴머노이드를 미래 성장축으로 낙점한 바 있다.
연구개발에서 상용화 단계로
LG전자는 그동안 해외 로봇 기업에 투자하며 선행기술을 흡수해왔지만, 이번에는 사업부 차원에서 직접 상용화를 추진한다. 이는 단순한 연구가 아닌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 전환이다. 일찍이 반려 로봇 ‘Q9’을 공개하며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LG전자가 다시 한번 반격을 노리는 셈이다.
휴머노이드 전쟁의 서막
재계 관계자들은 “휴머노이드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경험을 먼저 축적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에서 쌓은 생활환경 데이터, 센서·모터·배터리 등 계열사들의 부품 기술을 총동원해 빠른 사업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LG전자만의 도전이 아니라 그룹 전체가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LG가 개발하는 ‘로봇 두뇌’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한국 기업이 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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