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안전책임자 “로봇 위험성 보고 뒤 해고” 주장… 피규어AI는 “저조한 업무 성과 때문” 반박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자사 로봇의 치명적 위험성을 경영진에 경고했다는 이유로 전 안전책임자를 해고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소송에 직면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규어AI가 소송에 휘말렸다. 사진=피규어AI 유튜브 캡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규어AI가 소송에 휘말렸다. 사진=피규어AI 유튜브 캡처

전 안전책임자 “로봇, 인간 두개골 골절할 힘… 경영진은 경고 무시”

미 경제매체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규어AI 안전책임자로 근무했던 엔지니어 로버트 그룬델은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룬델은 회사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두개골을 골절시킬 정도로 강력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가장 직접적이고 문서화된 안전 문제를 보고한 지 며칠 만에 지난 9월 해고됐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그룬델은 브렛 애드콕 CEO와 수석 엔지니어 카일 에델버그에게 로봇의 위험성을 경고했으며, 한 로봇이 오작동 중 강철 재질의 냉장고 문에 약 0.6cm 깊이의 상처를 낸 사례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또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밝힌 제품 안전 계획이 투자 라운드 종료 직후 폐기됐으며, 이는 사기 행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피규어AI “저조한 업무 성과 탓”… 주장 정면 반박

그룬델 측은 경영진이 그의 문제 제기를 “장애물”로 취급하고, “모호한 사업 방향 변경”을 이유로 해고를 정당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룬델은 경제적 손실 보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배심원 재판을 요청했다.

반면 피규어AI 대변인은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그룬델이 “저조한 업무 성과 때문에 해고됐다”며 주장이 허위라고 맞섰다.

엔비디아·MS·베이조스 투자한 스타트업… 소송 파장 주목

그룬델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이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과 관련된 최초의 내부고발 사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로봇을 성급하게 출시하려는 접근 방식이 공공 안전에 초래하는 위험성이 이번 사법 절차를 통해 드러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규어AI는 지난해 초 투자 라운드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빅테크 핵심 인사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9월 진행된 추가 투자 라운드에서는 기업가치가 전년 대비 약 15배 상승한 390억달러(약 57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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