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스트리머 산업의 성장과 ‘졸업’ 문화가 남긴 의미

버추얼 스트리머 그룹 홀로라이브 디바이스(hololive DEV_IS) 소속 히오도시 아오(火威青)가 2025년 10월 3일부로 활동을 종료했다. 운영사 커버 주식회사(Cover Corp.)는 공식 발표를 통해 “약 2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졸업한다”고 밝혔다.

이미지=Co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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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오도시 아오는 2023년 9월 디바이스 산하 첫 그룹 리글로스(ReGLOSS)의 멤버로 데뷔해, 차분한 목소리와 독창적 콘텐츠로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팬층을 확보해왔다.

■ 2년간의 ‘리글로스’ 시대, 팬덤과 함께한 성장

히오도시 아오는 음악 중심의 라이브 콘텐츠, 팬소통 스트리밍, 크리에이티브한 게임 연출로 인상 깊은 활동을 펼쳤다. 특히 ‘아오펜(#青ペン)’ 해시태그를 통한 팬 커뮤니티가 활발히 운영되며, 버추얼 아이돌이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인터랙티브 아티스트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번 졸업 발표 이후 SNS에서는 “짧지만 깊은 추억을 남겨줘 고맙다”, “언제까지나 응원하겠다”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으며, 팬아트와 추모 일러스트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 건강 문제와 콘텐츠 산업의 ‘리듬 조정’

커버 측은 “히오도시 아오가 건강 문제로 휴식에 들어간 뒤 장기적인 조율 끝에 졸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버추얼 스트리머 업계에서는 과도한 방송 일정과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휴식 혹은 졸업을 선언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활동 종료’가 아니라, 창작자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리듬 조정 과정으로 해석된다.

엔터테크 업계 관계자들은 “버추얼 스트리머는 인간 크리에이터와 같은 노동 강도를 갖지만, 팬과의 실시간 교감으로 인한 정서적 피로도가 높다”며 “졸업 제도가 이를 완화하는 일종의 리셋 구조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 홀로라이브의 ‘졸업’ 시스템, 브랜드 유지의 핵심

‘졸업(Graduation)’은 홀로라이브를 비롯한 일본 버추얼 스트리머 산업의 고유한 문화다.

이는 단순한 퇴사나 계약 종료가 아니라, 팬과의 이별을 의식적으로 연출하는 엔터테인먼트적 장치로 기능한다.

팬레터 접수는 10월 31일까지, 멤버십 콘텐츠는 2026년 1월 31일까지 공개되며, 이후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는 비공개 전환된다.

이러한 단계적 오프보딩 구조는 팬들에게 ‘이별의 감정선’을 정리할 시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브랜드의 통제력과 콘텐츠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버추얼 아이돌 산업, 다음 챕터로

히오도시 아오의 졸업은 단순한 한 개인의 이탈이 아니라, 2세대 버추얼 아이돌 산업의 과도기적 변화를 상징한다.

AI 보이스와 모션캡처 기술의 고도화, 그리고 팬 참여형 플랫폼의 확대 속에서 버추얼 크리에이터는 “디지털 휴먼에서 메타버스 인플루언서”로 진화하고 있다.

커버 주식회사는 “지금까지 보내주신 따뜻한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에 대한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히오도시 아오의 졸업은 끝이 아니라, ‘가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새로운 무대’로의 시작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아웃사이더 칼럼니스트 sjb1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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