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시장에선 챗GPT·제미나이 모두 1년 무료… 데이터 확보·이용자 띄우기 전략 본격화

오픈AI와 구글이 9억 명이 넘는 인도 인터넷 이용자를 겨냥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글로벌 기업들이 방대한 인도 데이터와 젊은 이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격돌 중이다. 사진=EPA, 연합뉴스
글로벌 AI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격돌 중이다. 사진=EPA, 연합뉴스

오픈AI ‘챗GPT 고(Go)’ 1년 무료… 구글·퍼플렉시티도 동참

영국 BBC와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4일부터 인도 시장에서 저가형 ‘챗GPT 고(Go)’를 1년 동안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글 역시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손잡고 자사 AI ‘제미나이’를 무료 또는 할인 형태로 내놓았다.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도 인도 제2 이동통신사 에어텔과 제휴해 1년간 무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AI 기업들이 인도에서 무료 전략을 펼치는 것은 거대한 시장의 ‘디지털 미래’를 장기적으로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은 AI에 푹 빠지게 할 때”… 9억 명 젊은 인도 시장 주목

타룬 파탁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도 이용자들에게 먼저 생성형 AI에 익숙해지도록 한 뒤 유료화로 전환하는 전략”이라며 인도는 규모와 젊은 이용자층이라는 두 가지 강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에는 9억 명이 넘는 인터넷 이용자가 있으며, 대다수는 24세 미만의 스마트폰 중심 세대다. 파탁 애널리스트는 “무료 사용자 중 단 5%만 유료로 전환해도 막대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도 비슷한 인구 규모를 갖췄지만, 해외 기업 진입을 막는 엄격한 규제 탓에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최저 데이터 요금, AI 학습엔 ‘황금 광산’

인도는 데이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로, 이용자들의 데이터 소비량이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파탁 애널리스트는 “더 다양하고 직접적인 데이터를 수집할수록 생성형 AI의 품질이 높아진다”며 “인도는 문화적 다양성이 극대화된 시장이자, 전 세계 AI 개발의 귀중한 사례 연구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유연한 규제 환경 덕분에 AI 서비스를 통신 요금제에 결합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인도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무료의 대가, 개인정보 위험”… 규제 필요성도 제기

전문가들은 AI 무료 서비스가 기업엔 이득이지만 소비자에겐 개인정보 침해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델리에 거주하는 기술 전문가 프라산토 로이는 “대부분의 이용자는 편리함이나 무료 혜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데이터를 포기한다”며 “데이터 활용 범위와 보호 조치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료 AI 서비스 경쟁이 겉으로는 편리해 보여도, 이용자 정보가 대가 없이 기업에 넘어가는 구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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