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대학생과 갤럭시S25 구매자에게 유료 AI 서비스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하는 혜택을 제시했음에도, 제미나이는 한국 시장에서 네 달째 이용자가 감소하며 글로벌 성장세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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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AU 4개월 연속 감소…사용 시간도 ‘1분 미만’

모바일 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제미나이의 10월 MAU는 6만8023명으로, 9월(7만5811명)보다 10% 줄었다.

지난해 3000여 명대였던 제미나이는 올해 상반기 9만 명 수준까지 확대됐으나, 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설치 건수도 감소했다.

6월 33만8957건을 기록한 이후 10월에는 19만9131건으로 41% 줄었으며,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0.62분으로 나타났다.

경쟁 서비스는 증가세…챗GPT·그록·클로드 모두 성장

반면 경쟁 서비스는 같은 기간 늘어났다.

챗GPT MAU는 1280만 명에서 1304만 명으로 증가했고, 평균 사용 시간도 109분으로 조사됐다.

▲그록AI: 20만5690명 → 48만4288명(두 배 이상 증가)

▲클로드: 7만6598명 → 8만1937명(7% 증가, 제미나이 추월)

클로드의 평균 사용 시간은 67분으로, 제미나이와 큰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에서는 성장…한국만 정체 이어져

제미나이는 해외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제미나이 글로벌 MAU가 6억5000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2억 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 출시 후 신규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챗GPT(추정 약 10억 명)에 이어 글로벌 기준 두 번째로 큰 AI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그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용자들이 제미나이를 외면하는 이유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의 특성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유행한 ‘지브리풍 그림’ 콘텐츠 이후 국내 사용자들이 대거 챗GPT로 유입된 뒤 사주풀이, 욕설 챌린지, SNS 밈 제작 등 반복적인 콘텐츠 소비 패턴이 자리 잡으면서 챗GPT로의 락인(Lock-in)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델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서비스 간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새로운 AI로 이동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5에 제미나이가 기본 AI로 탑재되며 이용 확대가 기대됐지만, 실사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에서 반등하려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디지털 소비 패턴을 고려할 때, 단순 기능 경쟁보다 사용자 경험 강화, 한국 시장 특화 기능, 콘텐츠 활용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 시장에서 제미나이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은, 기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가 선택할 만한 명확한 서비스 동인을 제시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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