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대표적 문체 습관으로 꼽혀 온 ‘엠 대시(—)’ 남용 문제가 사용자 설정을 통해 정확히 제어되는 기능으로 개선되면서 AI 글쓰기의 개인화 흐름이 본격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오픈AI가 챗GPT의 고질적 말버릇으로 지적돼 온 ‘엠 대시’ 문제를 공식적으로 손봤다. 사용자들이 수차례 금지 지침을 넣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기능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이는 AI 문체 제어 기능의 진화뿐 아니라, 챗GPT가 사용자 맞춤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챗GPT가 결과물에서 자주 사용하는 엠대시.  이미지=챗GPT
챗GPT가 결과물에서 자주 사용하는 엠대시.  이미지=챗GPT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14일(현지시간) X를 통해 “커스텀 지침에서 엠 대시 사용 금지를 설정하면 이제 정확히 적용된다”고 밝히며 “작지만 기쁜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엠 대시는 일반 하이픈보다 길고 별도의 입력 과정이 필요한 문장 부호이기 때문에 기존에는 특정 전문가나 편집자가 사용하는 특수 표현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챗GPT가 다량으로 활용하면서 학교 과제부터 기업 이메일과 광고 문구까지 곳곳에서 어색한 흔적을 남겼고 AI 작성 문장의 대표적 ‘흔적’으로 지적돼 왔다.

오픈AI는 이번 개선이 전체 출력에서 엠 대시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 개인화 설정에 금지 지침을 입력하면 챗GPT가 해당 부호를 억제하도록 조정하는 구조로, 최근 강화되고 있는 메모리 기능과 사용자 정의 GPT 등 개인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의 X
샘 알트먼 오픈AI CEO의 X

AI 문체 변화, 엠 대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챗GPT의 문체 변화는 엠 대시 논란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관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2024년 5월부터 2025년 7월까지 공개된 챗GPT 메시지 32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챗봇의 언어 습관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이모지 사용량이 급증했다. 2025년 7월 기준 전체 메시지의 70% 이상에서 이모지가 사용됐고 체크박스와 두뇌 이모지는 인간보다 월등히 높은 빈도로 등장했다. 문장 부호에서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 2024년까지만 해도 극히 드물었던 엠 대시는 2025년 여름 전체 답변의 절반 이상에 포함될 정도로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적 패턴도 재편되고 있다. 챗GPT는 “Not just X, but Y” 구조와 같은 전형적 문장을 일관되게 활용하며 7월 전체 대화의 약 6%에서 이 패턴이 확인됐다. 반대로 ‘delves’와 같은 과도한 격식 표현은 급격히 감소했고 ‘ensure’ ‘various’ ‘crucial’ 등 기계적 느낌의 단어들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isn’t, don’t 같은 축약형이 늘어나며 문장이 이전보다 자연스러운 구어체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용 빈도가 빠르게 증가한 단어로는 ‘core’와 ‘modern’이 꼽힌다. core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고 modern은 2025년 7월 메시지의 8% 이상에서 등장하며 챗GPT 문체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 준다.

AI 글쓰기의 인간화, 판별은 더 어려워진다

AI의 문장 생성 방식이 전반적으로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AI 작성 문장을 특정 단어 또는 문장 구조만으로 판단하는 방식은 점점 효력을 잃어가는 추세에 있다. 이번 엠 대시 제어 기능 역시 챗GPT가 더 이상 일률적인 문체로 출력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성을 보여 준다.

사용자들은 원하는 문체를 직접 제어할 수 있고, 전문적인 글쓰기 환경에서는 미묘한 스타일 조정이 가능해져 활용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동시에 AI 문장 판별 기술은 더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픈AI가 문체 개인화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확장할지는 향후 생성형 AI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인싸 칼럼니스트  tlswnq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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