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가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식 설문에서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2위로 지목되며, AI 산업 전반의 버블 논란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기술 선도 기업이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한 초고비용 구조가 시장 불안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픈AI, 왜 ‘위험 기업 2위’에 올랐나…기술력과 리스크가 공존하는 딜레마
오픈AI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리브럴 밸리 AI 서밋’에서 300여 명의 창업가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에서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2위를 기록했다.
챗GPT를 앞세워 산업의 기준을 바꾼 혁신기업이지만,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는 “압도적인 성장 속도가 곧 리스크의 다른 얼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평가는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AI 산업이 직면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한계’에 대한 경고 신호로 읽힌다.
위험 1위는 퍼플렉시티…‘고성장 AI 신흥 강자’가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
이번 조사에서 위험 1위로 꼽힌 기업은 검색 기반 생성형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였다.
퍼플렉시티는 최근 몇 달간 잇따른 대규모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가 140억~500억 달러까지 급등하며 ‘구글의 대항마’로 불렸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시장 기대치 대비 빠른 밸류 상승,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 비용 구조 대비 취약한 수익모델 등을 이유로 가장 위험한 기업으로 분류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를 두고 “퍼플렉시티는 AI 버블의 전형적인 사례로 언급되고 있으며, 극단적으로 뜨거운 투자 수요가 기업의 실질 가치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퍼플렉시티가 1위, 오픈AI가 2위에 오른 것은 AI 버블 논란의 중심이 ‘검색·챗봇·모델 인프라 기업’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130억 매출, 90억 비용 구조…2028년엔 740억 달러 적자 전망
WSJ 전망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약 130억 달러 매출을 올리지만, 90억 달러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GPU·클라우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특성상, 2028년 누적 적자가 7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AI 모델의 성능 향상과 인프라 확장을 위한 비용이 매출 증가율을 앞지르면서, 시장은 “지금의 성장 속도를 회사의 수익 구조가 버틸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GPU-클라우드 순환 구조’도 부담…1조~1.4조 달러 장기 계약이 던진 위험
오픈AI는 올해 엔비디아, AMD, 코어위브, AWS, MS 등과 1조~1.4조 달러 규모의 장기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생성형 AI 생태계가 소수 인프라·칩 공급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이를 “오픈AI 중심의 자본 순환 구조”라고 지적하며, “특정 기업의 수요 위축이 발생하는 순간 투자 흐름 전체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오픈AI가 시장 위험도에서 2위에 오른 배경에는 이 순환 구조의 핵심 기업이라는 사실도 한몫하고 있다.
시장가치 3,000억 달러…과열된 밸류와 실제 수익성의 괴리
CB인사이트는 오픈AI의 기업가치를 3,000억 달러로 평가했지만, 월 단위로 불어나는 생성형 AI 인프라 비용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이 실제 수익 구조와 크게 괴리돼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럼에도 오픈AI는 같은 설문에서 “지금 투자하고 싶은 비상장 기업 2위”를 차지해, 위험성과 매력도가 공존하는 특이한 위치를 재확인했다.
샘 올트먼의 반박…“우리는 추정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내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팟캐스트 ‘인더 아레나’에서 “오픈AI의 실제 매출은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과도한 비관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또한 “오픈AI는 수익성과 단기 실적보다 기술 선점과 인프라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공격적 확장 전략을 옹호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비용 구조와 시장 환경을 근거로, “기술 우위는 인정하지만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는 이중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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