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 9월 15년 만에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단행한 뒤, 앱 사용 패턴을 둘러싼 데이터 해석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외부 분석업체는 개편 이후 월 사용자 체류 시간이 감소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카카오는 “실제 사용자 데이터와 차이가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번 논쟁은 카톡 개편이 카카오의 3분기 실적 개선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외부 조사 “월 사용시간 22분 감소”…카톡 개편 이후 이용 패턴 변화 드러나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는 9월 개편 이후 카카오톡 월평균 사용 시간이 1인당 700.17분 → 677.85분으로 22.32분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데이터는 국내 주요 앱 마켓 3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분석 기술 ‘SCI’를 활용해 산출된 추정치로, 개편 직후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에 머무는 시간이 줄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사용 시간 변화는 광고·채널·커머스·비즈메시지 등 카카오톡 기반 사업 전반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특히 초대형 UI 개편은 접속 빈도와 체류 시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평가되며, 외부 분석 결과는 “개편이 사용자 행동에 충격을 줬다”는 해석을 견인하고 있다.
카카오 “실제와 다르다”…추석 연휴 영향까지 제기하며 외부 추정치 반박
카카오는 모바일인덱스의 분석에 대해 “실제 내부 사용자 데이터와 차이가 있는 추정치일 뿐”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특히 10월에는 추석 연휴가 포함돼 사용자 행동 패턴이 비정상적으로 흔들렸다는 점을 강조하며, “월별 비교가 개편 효과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측 설명은 단순히 ‘수치 오류’ 지적을 넘어서 외부 데이터의 신뢰성을 문제 삼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는 향후 카카오 실적 발표에서 외부 분석과 내부 발표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신아 대표 “일 평균 체류 시간은 오히려 증가”…내부 데이터는 상반된 흐름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개편 전 3분기 평균 대비 개편 후 일 평균 체류 시간이 24분대에서 26분대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외부 분석이 제시한 ‘하락’과 정반대 흐름을 의미하며, 카카오톡 개편이 사용자 이탈이 아니라 사용자 체류 시간 증가로 이어졌다는 내부 분석을 정면으로 강조한 셈이다.
두 데이터는 지표 방식부터 차이가 있다. ▲외부는 ‘월평균 총 사용 시간’ ▲카카오는 ‘일 평균 체류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같은 사용자 행동을 두고 분석 방식 차이로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는 셈이다.
실적 영향은 제한적…그러나 사용자 적응 속도가 4분기 핵심 변수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 충돌이 카카오의 단기 실적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카카오톡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메신저 시장 독점적 영향력은 단기 체류 시간 변동만으로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 실적은 UI 개편 이후 사용자 적응 속도에 크게 좌우된다.
체류 시간·비즈메시지 전환율·채널 소비력·앱 내 상호작용 수치는 모두 광고·커머스·콘텐츠 사업의 핵심 지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개편이 반복될 경우 초기 적응 기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흔들림이 커져 실적 예측 변동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카톡 개편 효과, 연말·내년 1분기 지표에서 본격 드러날 것”
업계는 개편 직후의 데이터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하지만 외부 데이터와 내부 데이터의 차이가 이번처럼 크게 벌어진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카카오가 다음 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카카오톡 개편 효과는 12월부터 내년 1분기까지의 체류 시간·전환 지표·이용 패턴 데이터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사용 시간 감소’가 아니라, 카카오의 서비스 전략과 실적 신뢰성을 둘러싼 핵심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
- 네이버 vs 카카오, 각기 다른 길을 걷는 대한민국 양대 플랫폼
- [카톡 개편] “체류시간은 늘었지만, 체류의 이유는 불편함이다"...카카오의 ‘친구탭 실험’이 놓친 본질
- 카카오 “카톡 롤백 불가”… 기술적 한계인가, 선택의 문제인가
- [칼럼] "카카오톡 싫지만 떠날 순 없다"...DAU ‘철벽 유지’ 메신저 시장 잠금효과 드러났다
- “위치가 계속 보인다” 카톡 친구위치 무제한 업데이트 논란
- [잇브랜딩] 카카오는 왜 ‘미운오리’가 되었나...독점 플랫폼의 피로감과 신뢰 붕괴
- [동학] 카카오톡 친구탭, 결국 12월 롤백… “격자형 피드는 선택 옵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