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상향·설비비 증가·AI 수요 폭발이 만든 역대급 투자 확대
SK하이닉스가 당초 120조원으로 계획했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투자 규모를 600조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5배에 이르는 투자 규모 상향 배경에는 용적률 상향에 따른 클린룸 확장, 물가 상승, 그리고 AI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력 확대 필요성이 동시에 작용했다.
용적률 상향으로 클린룸 1.5배 확대
용인특례시는 최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9차 변경 산업단지계획을 최종 승인·고시하며 SK하이닉스 A15 부지의 용적률을 350%에서 490%로 상향했다.
건축물 최고 높이도 120m에서 150m로 완화되면서 클린룸 면적은 기존 계획 대비 50% 넓어졌다. 이로 인해 생산라인(팹)에 들어갈 클린룸 규모가 1.5배로 증가하며 투자비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AI 붐 속 생산능력 확대 ‘시급’
SK하이닉스는 2019년 120조원 투자를 발표했지만, 착공이 지연되는 사이 AI 시장이 급성장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은 더 높은 성능의 메모리를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최첨단 설비와 고성능 장비가 대거 필요해지면서 설비비와 물가가 함께 치솟았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언급한 ‘600조원’이 현실적 수치라고 보고 있다.
팹 4기 건설… 최소 480조원·장기적으로 600조원 전망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는 총 4기의 팹이 세워지며, 각각의 팹은 청주 M15X 팹 6개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시설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밝힌 M15X 건설 비용은 20조원 이상으로, 단순 계산 시 용인 팹 1기당 약 12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네 개 팹이 모두 완공되면 최소 480조원이 투입되며, 기술 발전과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전체 투자액이 6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 클러스터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초대형 캐파(생산능력)를 갖춘 시설”이라며 “진행 속도에 따라 세계 시장의 수급 구조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첫 번째 팹의 첫 클린룸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도 평택에서 캐파 증설… 2028년 5공장 가동 목표
한편 삼성전자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인 평택캠퍼스에서 5공장 건설을 재개하고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투자 규모는 약 60조원으로 추정되며 가동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 생산능력은 D램 월 65만장, 낸드 월 40만장 등 총 105만장 규모이며, 증설 중인 평택 4공장이 완공되면 내년 캐파는 월 110만장으로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5공장도 4공장과 비슷한 규모로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송아 객원기자 choesonga6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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