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닥 AI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본격적인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와 의료·공공 분야처럼 매출 구조가 안정된 기업들은 분기 흑자를 내며 수익성을 강화한 반면, 기술 고도화와 신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은 비용 증가로 적자를 이어갔다. AI 기업의 사업 방향과 경쟁력이 실적에 직접 반영된 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의료·공공 AI, 뚜렷한 성장세… “수익모델 명확할수록 흑자 구조 강화”
◆플리토, 창사 최대 매출… 언어데이터 강자로 자리잡다
플리토는 3분기 매출 117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AI 학습용 언어데이터 판매 확대로 수요 기반을 넓힌 동시에, 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상품을 강화해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6건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리토는 AI 통번역 솔루션을 국제 행사와 글로벌 파트너사에 확대 공급하며 해외 비즈니스 기반도 넓히고 있다.
◆셀바스AI, 의료·헬스케어 비중 85%… 고부가가치 모델로 안정적 흑자
셀바스AI는 매출 258억 원, 영업이익 10억 원을 기록하며 의료 특화 AI 기업으로서 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병원의 의무기록 자동작성 솔루션과 계열사의 의료기기 판매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으며, 의료·헬스케어 부문 매출이 전체의 85%를 차지하며 실질적인 성장 동력 역할을 했다. AI 의료 문서 자동화 수요가 높아지면서 제품 경쟁력이 분기 실적에 안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와이즈넛, 공공 생성형 AI 프로젝트 효과… “행정·민원 자동화”로 실적 확대
와이즈넛은 3분기 매출 88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경기도 생성형 AI 행정 시스템, 국민건강보험공단 민원 상담 서비스, 고용노동부 사업 등 주요 공공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공공기관의 AI 도입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와이즈넛의 솔루션이 공공 생성형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사업·인건비 부담 커진 기업은 일제히 적자… “기술 투자 앞서가면 비용 리스크 커져”
◆이스트소프트, 신사업 투자 여파로 적자 확대
이스트소프트는 3분기 매출 249억 원, 영업손실 4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졌다. AI 신사업 확대와 인건비 증가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AI 기반 서비스 확장을 위해 개발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단계에 있어, 단기 비용 증가를 감수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난테크놀로지, 적자지만 ‘매출 5배 성장’… 턴어라운드 조짐 뚜렷
코난테크놀로지는 매출 164억 원, 영업손실 15억 원을 기록했지만 실적 흐름은 긍정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며 사업 본격화에 따른 체질 개선이 가시화됐다. 업계에서는 “기술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향후 분기에서는 손익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솔트룩스·크라우드웍스·마음AI… “확장 전략 택한 기업은 대부분 손실”
솔트룩스는 매출 91억 원, 영업손실 2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크라우드웍스는 매출 23억 원, 영업손실 30억 원을 기록했으나,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데이터 공급사로 선정돼 고부가 데이터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마음AI는 매출 20억 원, 영업손실 16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피지컬AI와 로봇 기반 서비스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미래 사업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산업, 수익모델 따라 성과 차이 커지는 구조… 4분기 공공 사업 반영 기대”
AI 산업은 모델 고도화와 데이터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어 기업별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성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데이터·의료·공공 영역처럼 이미 수요가 명확하고 단가가 높은 시장을 확보한 기업은 매 분기 흑자를 안정적으로 기록하는 반면, 자체 AI 모델 개발·물리AI·신사업 중심 기업은 투자 부담이 단기 손익에 반영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AI 기업은 4분기에 공공·기관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 반영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연말 실적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며 “3분기 실적은 사업 구조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는 AI 산업의 현실을 보여준 분기”라고 설명했다.
투자분석가 yoian@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