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룩스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기술 스토리와 숫자가 엇갈린 전형적인 전환기 기업의 모습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줄고 적자 폭은 확대됐지만, 회사는 루시아(LUXIA)를 앞세운 버티컬 AI 1위 전략과 AX(Agent eXperience) 시대 주도권을 동시에 선언했다. 회사 측은 이미 500억~600억 원 규모의 영업 파이프라인과 약 600억 원 수준의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하면서, 2026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못박았다.

문제는 이 야심찬 로드맵이 실제 재무 숫자를 뒤집을 만한 속도로 구현될 수 있는지다. 특히 정부의 ‘국가대표 AI’ 프로젝트(독자·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에 모두 도전했다가 탈락한 이력은, 솔트룩스의 장기 경쟁 구도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리스크로 남아있다.

솔트룩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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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실적, 매출 219억, 전년 대비 34% 감소… 적자 구조는 더 깊어졌다

솔트룩스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라는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여준다.

<2025년 3분기 단일 실적>

구분 2024년 3분기(단일) 2025년 3분기(단일) 증감
영업수익(매출) 14,190,745,851원 9,113,231,912원 35.7% 감소
영업이익(손실) +1,851,668,568원 –2,654,869,917원 적자 전환

단일 분기 기준 매출은 약 91억 원으로, 전년 142억 원 대비 뚜렷한 감소다. 영업손실은 약 –26.5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명확한 적자 전환이다. 기타수익·금융손익을 반영한 후 당기순손익 역시 –26억 원대 손실로 집계돼, 영업과 순이익 모두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실적>

구분 2024년 3분기 누적 2025년 3분기 누적 증감(전년 대비)
영업수익(매출) 33,175,913,205원 21,891,816,230원 약 –34% 감소
영업이익(손실) –7,750,573,528원 –11,860,420,586원 손실 약 53.0% 증가

누적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약 219억 원으로 전년 332억 원 대비 약 –3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18억 원, 순손실은 약 120억 원으로 손실 폭이 거의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결국 솔트룩스는 여전히 고정비 비중이 높은 기술 기업 구조와 프로젝트 매출 인식의 변동성 때문에, “기술 확장기에 동반되는 적자”가 누적되는 전형적인 패턴을 보이고 있다.

◆ 현금흐름, 영업·투자 모두 마이너스… 기술 전환 비용이 재무에 직격

3분기 누적 기준 현금흐름표는 전환기 비용 구조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2025년 3분기 누적 현금 흐름>

구분 2024년 3분기 2025년 3분기 증감(전년 대비)
영업활동 –5,273,604,467원 –4,359,411,348원 약 9.14억 원 감소
투자활동 +6,296,091,772원 –17,680,353,119원 약 239.8억 원 대규모 적자로 전환

핵심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폭은 약 9.1억 원 개선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다. 이는 본업이 아직 안정적인 현금창출 구조에 올라서지 못했다는 뜻이다.

둘째,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176억 원 수준으로 크게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모델 학습·SaaS 인프라 등 AI 스택 확장을 위한 설비·R&D 투자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의미다.

현재 솔트룩스는 “약 600억 원 규모의 투자 여력과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기술 투자 → 적자 누적 → 외부 조달 의존이라는 전형적인 AI 플랫폼 전환기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 LUXIA·AX·Goover… 버티컬 AI 1위 전략의 ‘기회’

숫자만 보면 부정적이지만, 기술·사업 방향성 자체는 분명한 기회 요인을 담고 있다.

솔트룩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플랫폼 회사”에서 “AI 생태계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초거대 언어모델 LUXIA 3.0(32B) 공개 ▲멀티모달 오피스형 AI와 에이전트형 AI(AX, Agent eXperience) 발표 ▲문서 요약·분석 중심의 Document AI ▲OCR-RAG 기반 서류 자동화 ▲지식그래프(Graph DB) 기반 검색 AI ▲글로벌 B2C 에이전트 서비스 Goover의 급성장의 주요 이벤트가 있었다. 

특히 LUXIA는 Hugging Face LLM 리더보드(35B 이하)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수준의 언어모델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솔트룩스는 ▲국가기록물 AI ▲법률 AI ▲해양·수산 예측·디지털트윈 ▲공공안전·국방 AI 등에서 ‘버티컬 AI 1위’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강조한다.

자회사 Goover는 정식 출시 4개월 만에 가입자 150만 명을 확보하며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루시아 3.0 적용으로 전문 리포트 생성, 숏폼·릴스 자동 제작 등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붙이면서 솔트룩스 생태계의 B2C 전방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콜센터 AI·챗봇 1위 자회사인 다이퀘스트의 2026년 코스닥 상장 계획, 이미 확보해 둔 500억~600억 원 규모의 영업 파이프라인, 약 600억 원 수준의 투자 재원 등은 향후 2~3년간 실적 반등의 잠재적 동력으로 평가된다.

◆ 국가대표 AI 사업 ‘연속 탈락’… 정책 축·GPU 인프라에서 뒤로 밀린 그림자

다만 중장기 경쟁력 차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리스크도 뚜렷하다.

정부는 올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과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추진하며, 의료·국방·금융·산업 등 버티컬 AI 분야에서 국가대표 모델을 뽑는 작업에 착수했다. 두 사업 모두 2개 컨소시엄만 최종 선정되며, 엔비디아 B200 GPU 256장과 대규모 데이터·실증 환경을 제공한다.

솔트룩스는 이 두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했지만, 최종 선정 명단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는 곧 ▲국가 주도 GPU·데이터 인프라 확보 실패 ▲‘국가대표 AI’ 타이틀 부재에 따른 정책·공공 시장 접근성 약화 ▲향후 2~3년간 경쟁사(루닛·대형 IT 기업 등)에 비해 인프라 우선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회사가 전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버티컬 AI 1위’ 포지션과 달리, 정작 버티컬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 국가대표 명단에 들지 못했다는 사실은 기술 스토리와 정책 현실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 투자 관점, 강력한 기술 스택 vs 약해진 정책 축… “지금은 기대보다 증거를 볼 때”

솔트룩스는 분명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기업이다.

루시아를 중심으로 한 통합 AI 스택, 산업 버티컬 레퍼런스, Goover·다이퀘스트 등 자회사 모멘텀, 600억 원대 투자 여력과 500억~600억 원 파이프라인 등, 장기 성장 스토리만 놓고 보면 한국 AI 상장사 가운데 손꼽히는 후보다.

그러나 2025년 3분기 실적과 국가사업 결과를 함께 놓고 보면, 투자자는 다음 네 가지 위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①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 3분기 누적 매출 –34%, 영업손실·순손실 모두 전년 대비 손실 확대.

② 영업·투자현금흐름 동시 마이너스: 본업 수익성과 고투자 전략이 동시에 재무 부담으로 작용.

③ 국가대표 AI 사업 탈락: GPU·데이터·정책 축에서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

④기술 상업화의 속도 미검증: LUXIA·AX·Document AI·Goover의 매출 기여가 아직 초기 단계.

결국 솔트룩스는 “기술 스토리는 충분하지만, 숫자로 증명된 건 아직 많지 않은 기업”이다.

향후 1~2년 동안 투자자가 체크해야 할 체크포인트는 명확하다.

▲LUXIA·Document AI 기반 반복 매출(MRR)과 대형 계약의 실질적 증가

▲AX·Goover·다이퀘스트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되는지 여부

▲향후 등장할 정부·공공 AI 사업에서의 재도전 및 성과

※기술 포지셔닝은 매력적, 그러나 현재 구간은 ‘증거 대기 국면’※

솔트룩스는 버티컬 AI 1위 전략과 AX 시대 주도권이라는 장기 스토리를 가진 기업이다.

하지만 2025년 3분기 기준으로 보면, 그 스토리가 아직 매출·이익·현금흐름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투자 관점에서 솔트룩스를 바라볼 때, 지금은 “기술 포지셔닝 확인 → MVP 기반 매출 발생 → 재무 구조 안정화”라는 3단계 검증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점이다.

기술 스토리만으로 베팅하기에는 리스크가 크고, 실적과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순간에는 이미 밸류에이션이 올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말보다 매출이다.

솔트룩스 이제 기대가 아니라 ‘증거’로 평가받아야 할 때다.

[중립]  목표가: 32000원 / 현재가: 28500원 / 손절: 26000원 이하 

본 기사는 특정 종목을 절대적으로 추천하거나 투자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언급된 기업 분석은 참고용일 뿐이며, 모든 투자 결정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투자분석가 yoian@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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