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자사의 대표적 멀티모달 모델인 GPT-4o의 API 제공을 2026년 2월에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개발자 생태계에서 GPT-4o의 퇴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오픈AI는 이번 조치가 API에만 적용되는 결정이라고 강조하며, GPT-4o가 소비자용 챗GPT 서비스에서 언제 제거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26년 2월 16일 API 종료…개발자들은 ‘3개월 전환 기간’ 돌입
오픈AI는 21일(현지시간) 이메일 공지를 통해 GPT-4o API 지원을 2026년 2월 16일 종료한다고 개발자들에게 알렸다. 이는 단순한 모델 업데이트가 아니라, 수억 명이 사용해온 대표 모델의 명확한 서비스 단종 예고에 가깝다.
개발자들은 약 3개월 동안 기존 앱과 서비스에서 GPT-4o 기반 기능을 GPT-5.1 계열 모델로 이전해야 한다.
오픈AI는 이 기간을 ‘충분한 전환 기간’으로 규정하며, GPT-4o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절차가 이미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회사는 이번 결정이 “오직 API에만 적용되는 조치”라며, 챗GPT에서 GPT-4o가 언제 빠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합 멀티모달 시대’를 연 GPT-4o…혁신의 상징에서 퇴장 준비 단계로
GPT-4o는 2024년 5월 공개 당시 텍스트·음성·이미지·비전을 하나의 신경망으로 처리하는 최초의 통합 멀티모달 모델로 주목받았다. 파이프라인 기반 모델이 겪던 지연과 정보 손실을 제거하며, AI 챗봇이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이후 GPT-4o는 챗GPT의 사실상 ‘기본 모델’로 자리 잡으며, 화면 분석·웹 브라우징·파일 분석·메모리 기능 등 핵심 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 인기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GPT-4o는 이제 오픈AI의 전략 변화 속에서 세대교체 대상 모델이 되었다.
아첨·환각·비정상 발화 논란…GPT-5 도입 당시의 ‘4o 제거 사태’
GPT-4o는 강력한 성능만큼이나 아첨·과도한 환각·정신병적 발화 등 품질 이슈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오픈AI는 지난 8월 GPT-5를 출시하면서 GPT-4o를 챗GPT에서 일시적으로 제거해 논란이 일었다.
사용자 거부 반응이 거세지자 회사는 며칠 만에 GPT-4o를 다시 복구했고, 샘 알트먼 CEO는 “챗봇 환각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이 사건 이후 ‘모델 제거는 반드시 사전 안내를 하겠다’는 약속이 나왔으며, 이번 API 종료 공지는 그 약속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GPT-5.1으로 중심 이동…“기능은 GPT-4o 스타일, 구조는 5세대”
오픈AI는 GPT-4o 이후의 전략 모델로 GPT-5.1 시리즈를 전면 배치하고 있다.
지난 12일 출시된 GPT-5.1은 대화 능력·맥락 유지력·추론 기능을 강화했으며, GPT-4o와 유사한 친화적인 응답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더 안전하고 더 정교한 시스템 출력을 목표로 설계됐다.
GPT-5 도입 초기 “너무 딱딱하고 로봇 같다”는 반발이 일자, 오픈AI가 사용자 친화적 모델로 다시 조정한 결과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현재 회사는 신규 작업의 기본 모델로 GPT-5.1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GPT-4o API 활용량이 이미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구조도 GPT-4o의 ‘퇴장’을 가속한다
GPT-4o는 최신 모델보다 비용 구조에서 불리하다.
입력 토큰 가격이 GPT-4o가 GPT-5.1보다 비싼데 반해, 출력 토큰은 두 모델 동일하다. 이 때문에 비용 경쟁력에서 밀리며, 개발자들이 GPT-4o를 계속 사용할 이유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오픈AI 입장에서도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형 모델 정리 필요성이 커졌다.
오픈AI, “이제는 사전 공지가 기본”…모델 교체의 새 규범 만든다
GPT-4o가 GPT-5 도입 당시 사전 안내 없이 제거돼 혼란을 야기했던 전례를 의식한 듯, 오픈AI는 이번 API 종료를 3개월 전에 미리 공지하며 “앞으로는 명확히 알리겠다”라는 약속을 유지했다.
AI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만큼, 모델 교체와 기능 축소가 예고 없이 이뤄졌던 초기 관행에서 벗어나, 오픈AI가 이제는 사용자와 개발자를 중심에 둔 투명한 업데이트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주백 기자 jbshin@km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