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면서 기술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노타와 S2W가 상장 직후 주가 급등을 기록하며 시장을 달군 이후로,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는 확실히 확장된 모습이다.

그러나 기술특례 상장의 특성상 초기 흥행이 곧바로 실적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장 서사와 재무 구조 사이의 간극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특히 수백억 원대 누적 결손금을 안고 있는 기업들이 라인업을 이루고 있어, 고성장 AI 시장에서도 반복 매출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증명하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아크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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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 수요예측 본격화…플랫폼 다각화한 ‘조나단·나디아·아름’에 시선

AI 플랫폼 기업 아크릴은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IPO 절차를 본격화했다. 아크릴은 MLOps·LLMOps 기반의 통합 플랫폼 ‘조나단(Jonathan)’을 중심으로 의료·금융·제조 분야에 특화된 AI 서비스 ‘나디아(NADIA)’를 공급해왔고, 산업형 LLM ‘아름(A LLM)’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고객층을 넓혀왔다.

공모로 확보한 315억 원은 온디바이스 AI 기술, 지능형 반도체 기반 플랫폼, AI 의료기기 개발 등 차세대 기술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기업은 기술 경쟁력은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298억 원 규모의 결손금과 B2B SaaS 사업의 수익 안정성 확보가 상장 후 핵심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성장성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반복 매출 구조가 과연 속도감 있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마키나락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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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나락스 제조·국방 AI 기반의 성장 서사…상장 재도전 시장 기대 자극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는 지난 11월 17일 코스닥 예비 심사를 청구하며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후 기술 완성도와 산업 적용 모델을 대폭 확장해 돌아온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도전을 이전과 다른 국면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키나락스는 폐쇄망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AI 플랫폼 ‘런웨이(Runway)’를 기반으로 5000여 개 산업 모델을 상용화했다. 군·산업 분야에서 모두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ADD와 해군 프로젝트 수주, 일본 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확장 준비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다만 누적 결손금이 515억 원으로 세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만큼, 앞으로의 매출 구조와 장기적인 기술 투자 여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것인지가 상장 후 평판을 좌우할 전망이다.

디토닉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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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토닉 자율주행·스마트시티 중심의 성장 전략…글로벌 PoC 차별성 강화

현대차 사내벤처 출신 디토닉은 11월 13일 코스닥 예비 심사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회사는 시공간 빅데이터 엔진 ‘Geo Hiker’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도시 산업 전반에서 프로젝트를 확대해왔다.

특히 해외 물류·유통사와의 기술검증(PoC)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넓히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AI 데이터 기업 특성상 초기 인프라 투자와 기술 인력 비용 부담이 높고, 정책·규제 변화에 민감한 시장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결손금은 115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상장 이후 매출 증가 속도가 기술 성장과 조화를 이루는지 반드시 검증받아야 한다.

상장 후 진짜 경쟁력은 반복 매출과 모델 지속성에서 결정된다

AI 기업들의 상장 러시는 기술 성장성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바탕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공통으로 드러나는 재무 구조의 불안정성과 고비용의 AI 개발 특성은 여전히 시장이 우려하는 근본적인 리스크다.

전문가들은 IPO 이후 각 기업이 산업 고객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고 반복 매출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지가 주가 지속성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AI 모델의 기술 우위가 실제 현장에서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지, 글로벌 시장에서 유효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도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이번 AI IPO 러시는 단기간 모멘텀에 머무를 수도 있고, 반대로 장기 성장 서사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그 갈림길은 기업들이 상장 이후 얼마만큼 확실한 매출 구조를 증명하는지, 그리고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라질 전망이다.

투자분석가 yoian@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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